광주시립 의료원 설립에 부쳐
2020년 04월 24일(금) 00:00 가가
감염병, 코로나(COVID-19)가 전 세계를 잔뜩 움츠리게 하고 있다. 시민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코로나뿐일까? 아니다. 금연, 절주, 규칙적 운동, 균형 영양이 시민 건강을 좌우하는 이슈다. 고혈압, 당뇨병, 대사성 증후군, 암 등 만성 질환군도 있다. 코로나 감염자에 만성 질환이라는 기저 질환 동반 여부가 예후를 가르는 주요인이다. 상당수가 가벼운 감기 같은 이 질환에 만성 질환이 보태지면 치명률이 올라간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흡연자를 코로나 고위험군에 분류해 대처해야 한다는 세계보건기구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다. 이는 ‘따로’가 아닌 ‘함께’의 문제이다.
광주시립 의료원(가칭) 설립이 코로나 대책으로 제시되었다. 시민 사회의 오랜 외침에 묵묵부답이던 지방자치단체가 만시지탄이나마 응답한 것이지만 전적으로 공감하고 청량감마저 느낀다. 아픈 경험이 공공 의료 부문 발전에 또 다른 전기를 마련했다는 사실에 반가운 마음이 들면서도 진정한 가치를 얻기 위해서는 공공 의료 기관 위상에 맞는 종합적인 판단이 선행되어야 할 것 같다. 사스 방역을 훌륭히 해낸 노무현 대통령이 성과에 자만하지 않고 질병관리본부를 만들어 오늘의 엄중한 코로나 사태를 잘 극복하여 세계인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반면, 자만에 빠져 공공 의료 기관의 기능과 역할의 축소에 나섰던 유럽은 이번 사태 처리 과정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
의료원 설립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수익성’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수익을 위해서는 병원보다 장례식장을 만들어야 하고 매점이나 고급 프랜차이즈 카페나 레스토랑을 유치해야 한다. 각종 검사나 시술로 시민들 주머니를 털어야 한다. 의료진도 돈 버는 현장에 내몰릴 것이고 감염병 감시 등 공공 보건 사업은 뒷전일 것이다. 민간 병원과 뭐가 다를까? 공공 의료는 공공재(公共財)이고 사회간접자본(SOC)이다. 금남로에서 수익을 바라거나 통행세를 받지 않는 이유와 궤를 같이 한다. 시민의 건강을 이용해 수입을 올리려한다는 오해받지 말기 바란다.
따라서 광역시가 보건 의료에 우선 투자하는 데 시민들의 지지가 필요하다. 정부의 기능을 약화하려는 신자유주의로부터 공공 보건 기능을 지켜내기 위해서 시민 사회의 이해와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제 2의 진주의료원이 되지 않아야 한다. 지역 주민과 건강을 가꿔오면서 오랜 전통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지방 공공 의료 기관이 하루아침에 사라짐을 목격하였다. 설립될 광주시립 의료원은 어느 지방 정부가 들어서도 소멸되지 않고 시민 건강을 묵묵히 지켜 내며 공공 보건 의료 정신이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 급하면 체하는 법. 의료원 설립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열심히 추진하되 시설이나 병원이라는 건물이 아닌 거기에 담아야 시민들의 건강 욕구와 이를 해결할 시스템이나 솔루션 등 콘텐츠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야 한다.
코로나 사태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기억해야 한다. 건강이 없이는 사회 발전도, 경제 발전도 없다는 사실을. 사태가 진정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경제 발전, 사회 발전 등 정치적 어젠다에 물꼬를 돌리면 자연은 냉정하게 망각에 대한 대가를 되갚아 준다는 사실을. 시민들도 광주시의 행정 역량이 거기에 집중되도록 추동하고 코로나 이후 광주시정을 감시해야 한다.
시민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신(新) 지역 보건 의료 체계가 구축되길 원한다. 공공 의료원 설립도 그 중 하나다. 이는 민간 병상이 부족하지 않은 광주에 단순히 음압 병상 몇 개 만드는 작업이 아니다. 감염병은 물론 만성 질환, 시민 건강 증진이나 건강 보호 등을 담보할 비전과 건강 가치, 패러다임을 공공 보건학의 바탕 하에 만들어야 하는 작업이다. 건축이나 기술이 전부여서는 안된다. 민간과 경쟁이나 중첩이 되어서도 안된다. 수익을 추구해서는 더더욱 안 된다. 바람직한 가치 사슬(value chain) 바탕으로 시민들과 토론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수행해야 한다.
이즈음 정치적 선언(Political Committment)과 실천이 필요하다. 시민 건강이 시정의 모든 부문보다 최우선한다는 시장의 의지가 담긴 ‘광주시 건강 선언’(가칭)이 필요하다. 논의 과정은 당국이 주도해서 안 된다. 공공 보건 전문가 중심으로 대학(병원), 의료인, 시민, NGO 등의 역할이 주어져야 하고 당국은 집행을 돕는 지원군이어야 한다. 산고 끝에 첫 발을 뗀 의료원 설립 논의가 단순한 기관 설립이 아닌 ‘광주시 신 공공 보건 체계 구축’으로 확대되고 심화하길 기대한다. 광주시민의 건강을 지켜낼 옥동자 탄생을 기원한다.
제 2의 진주의료원이 되지 않아야 한다. 지역 주민과 건강을 가꿔오면서 오랜 전통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지방 공공 의료 기관이 하루아침에 사라짐을 목격하였다. 설립될 광주시립 의료원은 어느 지방 정부가 들어서도 소멸되지 않고 시민 건강을 묵묵히 지켜 내며 공공 보건 의료 정신이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 급하면 체하는 법. 의료원 설립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열심히 추진하되 시설이나 병원이라는 건물이 아닌 거기에 담아야 시민들의 건강 욕구와 이를 해결할 시스템이나 솔루션 등 콘텐츠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야 한다.
코로나 사태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기억해야 한다. 건강이 없이는 사회 발전도, 경제 발전도 없다는 사실을. 사태가 진정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경제 발전, 사회 발전 등 정치적 어젠다에 물꼬를 돌리면 자연은 냉정하게 망각에 대한 대가를 되갚아 준다는 사실을. 시민들도 광주시의 행정 역량이 거기에 집중되도록 추동하고 코로나 이후 광주시정을 감시해야 한다.
시민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신(新) 지역 보건 의료 체계가 구축되길 원한다. 공공 의료원 설립도 그 중 하나다. 이는 민간 병상이 부족하지 않은 광주에 단순히 음압 병상 몇 개 만드는 작업이 아니다. 감염병은 물론 만성 질환, 시민 건강 증진이나 건강 보호 등을 담보할 비전과 건강 가치, 패러다임을 공공 보건학의 바탕 하에 만들어야 하는 작업이다. 건축이나 기술이 전부여서는 안된다. 민간과 경쟁이나 중첩이 되어서도 안된다. 수익을 추구해서는 더더욱 안 된다. 바람직한 가치 사슬(value chain) 바탕으로 시민들과 토론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수행해야 한다.
이즈음 정치적 선언(Political Committment)과 실천이 필요하다. 시민 건강이 시정의 모든 부문보다 최우선한다는 시장의 의지가 담긴 ‘광주시 건강 선언’(가칭)이 필요하다. 논의 과정은 당국이 주도해서 안 된다. 공공 보건 전문가 중심으로 대학(병원), 의료인, 시민, NGO 등의 역할이 주어져야 하고 당국은 집행을 돕는 지원군이어야 한다. 산고 끝에 첫 발을 뗀 의료원 설립 논의가 단순한 기관 설립이 아닌 ‘광주시 신 공공 보건 체계 구축’으로 확대되고 심화하길 기대한다. 광주시민의 건강을 지켜낼 옥동자 탄생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