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투표 고교생 유권자들 “뭘 보고 찍나요?”
청소년 공약 찾기 어렵고
처음 본 비례정당 줄줄이
광주·전남 학생 유권자 1만명
깜깜이 선거 우려에 답답
선관위 부실 교육 비난도
2020년 04월 08일(수) 00:00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북구갑, 북구을 출마후보자들의 포스터 <광주일보 자료사진>

21대 총선(4월 15일)을 꼭 일주일 앞두고 광주·전남지역 고교생 유권자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올해 첫 선거권을 가졌음에도, ‘코로나19’에 묻혀 인물이나 공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받을 방법을 찾기 힘들어서다.

광주·전남 선거관리위원회도 홍보 책자를 배포하거나 온라인 선거교육 동영상을 제작해 홈페이지에 올려놓고 각 학교와 연결시켜놓은 것 외에 학생들을 위한 실질적 선거 교육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어, 만 18세 청소년 유권자들의 ‘깜깜이 선거’를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광주시선거관리위원회와 전남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광주·전남 만 18세 미만 유권자는 총 2만 4265명(광주 1만 8342명, 전남 5923명)으로, 이 중 고등학생은 1만 415명(광주 5345명, 전남 5070명)이다.

이들은 올해부터 투표참여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올해 첫 선거를 앞둔 ‘교복 유권자’들은 처음 갖는 본인의 투표권을 어떻게 행사해야 할지 난감해하고 있다.

◇후보자 공약도, 선거 교육도 부실 투성이=교복 유권자들의 인생 첫 선거에 대한 기대감 만큼 관련 정보를 제공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코로나19에 밀려 개학이 연기되면서 변변한 선거 교육조차 받지 못하다보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나 비례정당 투표용지에 정당 35개가 적힌 이유 등을 이해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 유권자의 소중한 한표를 위한 적극적인 교육은 커녕, 코로나19 때문에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식으로 책임을 미루고 있는 선관위의 소극적 행태에 비판도 나온다.

2002년 3월 9일 생으로 올해 첫 선거권을 갖게된 수피아여고 문서정(18)양은 “첫 선거인데 코로나로 인해 선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곳이 없다”면서 “후보자들 이름만 보고 찍어야 하는지 뭘 보고 찍어야 하는지 답답하다”고 하소연 했다.

올해 첫 선거권을 갖는 정유진(18)양도 “아직 집에 공보물이 도착하지 않아 포스터나 인터넷 상 광고들로만 정보를 얻고 있다”면서 “내 첫 투표권을 신중하게 행사하고 싶지만, 자칫 내표가 사표로 버려질까봐 그냥 여론조사 결과를 따라야 할지 고민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진도고등학교 이성현(18)군은 “친구들 중에는 생일이 4월 15일 이전임에도 본인이 투표권을 갖는지 모르는 친구들 조차 있다”면서 “비례대표 정당이 어디어디 인지도 모르고 제대로 된 정보와 방법을 몰라 비밀투표임에도 학교 선생님이나 가족들에게 의지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우릴 위한 청소년 공약은 찾을 수 없고=광주·전남 청소년 유권자들을 위한 공약도 찾기 힘들다.

투표권이 많은 세대 공약과 지역 발전 공약만 내놓고 정작 청소년 유권자를 위한 정책은 전혀 제시하지도 않고 있다는 게 이들 목소리다.

문양은 “유튜브 영상을 검색 해보거나 시사 프로그램 등을 보면서 고민하고 있지만 청소년들을 위한 공약을 내놓은 후보는 없다”면서 “후보들 대부분이 투표권이 더 많은 어른들 위주의 공약만 내놓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문양이 사는 광주시 서구을의 경우 5명의 후보자 중 청소년 관련 공약을 제시한 후보는 없었다.

이군도 “국가 혁명배당금당에서 18세부터 1인당 매월 150만원씩 준다는 것을 빼면 민주당 등 주요 정당이 발표한 청소년 공약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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