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대비 슬기로운 ‘집콕’생활
마스크 나만의 스타일로
집콕 버킷리스트 만들고
거리두기 하면서 꽃구경
2020년 04월 02일(목) 20:00

전남 보성군 대원사 왕벚나무 길에서 관광객들이 차에서 내리지 않고 벚꽃을 즐기고 있다. 보성군은 코로나19 확산세에 주말에는 대원사 4㎞ 벚꽃길의 차량 진입을 통제하고, 평일에도 차 안에서의 벚꽃 구경을 권장하고 있다./연합뉴스

시민들이 일상을 바꾸고 있다. ‘코로나19’와의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한달 넘게 이어온 ‘사회적 거리두기’를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기왕에 할 것, 마지못해 따라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생활을 변화시켜나가자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어차피 해야 할 ‘사투’라면 재미있게, 슬기롭게, 나만의 개성으로 극복하려는 모습들이다.

◇마스크, 기왕이면 ‘나만의 스타일로’=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필수품이 된 마스크는 이제 젊은층 사이에서는 패션 아이템이 됐다. 도심 곳곳에서 다양한 재질, 디자인, 색깔을 입힌 마스크를 착용한 젊은층을 보는 게 어색하지 않고, 필터 교환 기능까지 갖춘 마스크들도 나왔다. 충장로 가판대 맨 앞자리에 놓인 것도 형형색색의 마스크다. 최근에는 고가의 명품 브랜드에서 판매하는 마스크까지 등장했다. 가격이 공적마스크의 10배에 달하지만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학생 김모(여·25)씨는 최근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에서 출시한 12만원 짜리 면마스크를 샀다. 김씨는 매일 흰색 공적마스크를 쓰는 것을 지겹게 느끼다 인터넷에서 발견한 마스크의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구매를 결심했다.

감염병 예방 차원의 ‘사회적 거리두기’의 상징적인 물건이 ‘감사의 표시’로도 활용되고 있다. 직장인 정모(35)씨는 지난 주말 딸 돌잔치에 참석한 친척들에게 마스크를 답례품으로 전달했다.

◇집에 콕 박혀있어도 ‘재미있게’=코로나19 때문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갇혀있는 단조로운 일상에서 변화를 줘 즐거움을 찾으려는 시민들도 많아지고 있다.

온라인에 떠도는 ‘집콕 버킷리스트’를 따라 자신만의 희망사항을 정해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시민들은 집 안에서 즐길 수 있는 놀거리와 운동을 온라인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

직장인 송모(39)씨는 헬스장을 이용할 수 없게 되자, 홈트레이닝을 위해 게임기를 구매했다. 게임기는 몸의 움직임을 게임기가 인식하는 형태의 일명 피트니스 게임으로 자칫 심심할 수 있는 실내 운동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송씨 같은 수요자가 늘어나면서 애초 발매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는 실정이다.

외식·출장 등이 사라지고 재택 근무가 늘어나면서 그동안 빠트렸거나 보지 못했던 방송을 몰아보는 시민들도 생겨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직원 염모(29)씨는 “평소 광주와 나주를 출퇴근하면서 2시간을 길 위에서 보냈는데 재택 근무로 여유가 생겨 미스터트롯, 드라마 킹덤 등을 ‘정주행’ 하며 몰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자치단체들도 이같은 시민들의 변화를 응원하고 있다. ‘집콕’하는 시민들을 위해 도서관은 ‘주간예약대출서비스’를 운영한다. 광산구의 경우 ‘드라이브 스루’ 대여 서비스를 이용하면 차 안에서 책을 받아볼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면서 ‘즐겁게’=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즐거움을 찾으려고 시도하는 시민들도 늘어나고 있다.

김모(48)씨는 오는 4일 완도 신지해수욕장을 찾아 ‘드라이브 스루’로 광어·전복회를 맛볼 계획이다. 완도군이 광어회(450g)를 2만원, 광어회(450g)에 전복회(3미)를 추가한 것은 2만 5000원에 판매하는 할인 마케팅을 한다는 소식을 챙겨뒀다.

정모(39)씨는 하동·구례 섬진강 벚꽃길을 ‘드라이브 스루’로 구경하고 올 계획이다. 연이은 봄꽃 축제가 취소된데다, 감염 우려를 들어 지역자치단체가 방문을 꺼리고 있는 만큼 차를 탄 채 꽃 구경에 나설 생각이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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