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잡음·막장 공천에 혼돈의 호남 표심
민주당, 과열 경선·누더기 공천 ‘시끌’
민생당, 손학규 비례 2번 공천 ‘곤혹’
2020년 03월 27일(금) 00:00
4·15 총선 후보 등록이 26일 시작된 가운데 불법 선거운동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등 민주당의 과열 경선 후유증이 증폭되고 민생당도 막판 비례대표 ‘막장 공천’ 논란에 휩싸이는 등 광주·전남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투표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민주당 압승 구도였던 광주·전남지역 총선 판세의 유동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광주지검 공공수사부는 이날 오전 광주 남구의 모 구의원 자택과 민주당 윤영덕 후보(동남 갑) 측 관계자의 자택·개인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경선 경쟁자였던 최영호 예비후보가 신천지와 연관돼 있다는 후보자 비방, 허위사실 공표 고발 건과 관련해 이뤄졌다. 이날 압수수색을 당한 2명은 현재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영호 예비후보 측은 남구청장 재직 시절 실무진이 처리한 봉사 활동 표창을 악의적으로 이용해 천주교 신자인 자신을 신천지와 유착된 것처럼 꾸며 이메일과 휴대전화 메시지를 발송했다고 윤 후보 측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불법 선거운동과 관련한 검찰의 압수수색은 광산 갑의 민주당 이석형 예비 후보 측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여기에 광산 을도 재경선 논란에 이어 상대 후보에 대한 고소·고발이 함께 진행돼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되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선 과열 경선에 따른 고소·고발로 총선 이후, 광주·전남 지역에서 최소한 1~2곳은 보궐선거가 불가피하지 않느냐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같은 민주당의 과열 경선과 누더기 공천에 따라 지역 민심도 점차 냉랭해 지고 있다. 민주당이 지지율에 도취, 오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지역 민심 저변에서는 점차 당 보다는 인물을 봐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불과 1~2주 전만 해도 민주당 후보들의 압승이 예상됐으나 경선 잡음이 증폭되면서 민주당에 대한 지역 민심이 점차 냉랭해지고 있다”며 “아직 이러한 민심이 전반적으로 확산되지는 않았지만 어느정도 경쟁 구도가 형성된 지역구에서는 상당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자중지란 속에서 그동안 조용히 이삭 줍기에 나선 민생당 후보들도 막판 비례대표 ‘막장 공천’ 논란에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민생당 공천관리위원회가 26일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를 비례대표 2번에, 김정화 민생당 공동대표를 3번에 배치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민생당에 비판적인 민심에 찬물을 끼얹는 상황이 전개됐기 때문이다.

특히, 손 전 대표는 그동안 비례대표에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가 비례대표 신청 접수 마감 후인 25일 저녁 접수, 26일 새벽 기습적으로 면접을 본 것으로 전해지면서 민생당이 발칵 뒤집혔다. 광주·전남지역 민생당 후보들은 부글부끌 끓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민심에 악영향을 끼칠까 말을 아끼고 있다. 민생당 관계자는 “손 전 대표의 노욕이 추하다 못해 구역질이 날 정도”라며 “손 전 대표가 결국 당을 말아먹는 것을 넘어 후보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결국 투표율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 19 정국에서 투표율이 40%대 내외에 그친다면 적극 지지층을 많이 확보한 후보들이 승리를 일궈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민생당 및 무소속 후보들은 투표율이 낮다면 ‘묻지마 민주당 지지’가 감소하면서 역전극을 펼쳐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민주당 측에서는 투표율이 높은 것이 좋지만 낮아도 지지 기반이 탄탄한 민주당 후보들의 강세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민주당 우세 구도지만 이같은 추세가 선거 막판까지 이어질 것인지는 미지수”라며 “선거 막판 민심의 흐름을 봐야 어느정도 판세 분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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