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책’을 읽고서
2020년 03월 26일(목) 00:00
어제 시내 카페에서 오월 관련 문화 행사를 준비하는 작가와 기획자를 인터뷰하며 커피를 주문했다. 원래 매장 안에서는 일회용 제품 사용이 금지돼 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일회용 컵에 음료를 내준다는 설명이 있었다. 기획자는 가방에서 텀블러를 꺼냈고 나도 텀블러에 커피를 받았다.

요즘에는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는 이들이 많다. 마음은 있었지만 번거롭고 짐이 된다는 이유로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던 내가 텀블러를 휴대하게 된 건 몇 주 전 ‘쓰레기책-왜 지구의 절반은 쓰레기로 뒤덮이는가’(오도스 간)란 책을 읽고 나서부터다.

고령화로 인한 세대 간 갈등이나 이민자와의 갈등 해결 방안 등을 찾기 위해 61개국 157개 도시를 돌아본 청년 정치인 이동학은 현장에서 전 세계가 해결책을 찾지 않으면 공멸하고 말 문제를 발견하고 그 내용으로 책을 쓰기로 한다. 바로 ‘쓰레기’ 문제다. 쓰레기 더미에서 놀고 있는 천진한 아이의 모습이 표지에 담긴 책은 우리가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쓰레기 문제를 현장감 있게 담아냈다. 복잡한 이론이나 통계 자료 혹은 당위성의 나열 대신 발로 뛴 생생한 현장 이야기와 사진, 여기에 쉬운 글쓰기가 어우러진 이 책은 쓰레기 문제가 바로 우리의 문제임을 실감 나게 보여 주며 각자의 모습을 돌아보게 만든다. 배달·택배·테이크아웃이 일상화된 우리는 어쩌면 24시간 내내 쓰레기를 생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편의주의에 길들여진 내가 쉽사리 그 편리성을 포기하지는 못할 테고 작은 것부터 실행하자는 마음에 일회용 컵 사용 자제를 생활화해 보기로 했다. 요즘엔 텀블러와 함께 꼭 챙겨 넣는 게 있다. 광주시립미술관에서 받은 쇼핑백이다. 접으면 주먹 안에 들어오는 작은 크기인데 가방이나 주머니에 쉽게 넣어 가지고 다닐 수 있어 비닐봉지나 쇼핑백 사용을 줄일 수 있다.

환경 프로젝트도 진행하는 그 기획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우유갑은 따로 분리 수거해야 한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았다.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환경 보호의 방법은 의외로 가까이 있었다.

/김미은 문화부장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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