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지친 마음 문화유산 영상으로 힐링
문화유산채널, 담양 소쇄원·완도 여서도 등
7개 주제 44편 문화유산 영상 제작 공개
고택 바람소리·자연 새소리 등 함께 감상
2020년 03월 25일(수) 00:00

문화유산채널은 ‘봄, 자연과 함께하는 영상여행 특집프로그램’을 주제로 다양한 문화유산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실감형 콘텐츠로 구현된 소쇄원 영상.

화면이 펼쳐지면 가장 먼저 새소리가 들린다. 새소리는 시종일관 영상이 끝날 때까지 지속된다. 새소리는 맑고 청아하다. 자연에서 듣는 소리 못지않게 생생하다. 비록 가상의 영상을 매개로 하지만, 새소리는 자연의 원음 못지않다.

담양 소쇄원. 실감형 콘텐트로 구현된 공간임에도 대나무는 곧고 푸르다. 도열하듯 길을 따라 이어진 대나무 군락에선 선비의 굳은 절의가 느껴진다. 제월당 아래로 흐르는 계곡의 물은 마음의 때마저 씻어준다. 제월당에는 양산보의 사돈 김인후가 쓴 48 영(詠)의 시가 걸려 있다. “맑은 물가에서 거문고를 빗겨 안고”라는 표현이 500년의 세월을 넘어 오늘에까지 오롯이 이어진다.

코로나 19로 지친 마음을 문화유산 영상으로 잠시나마 힐링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문화유산채널이 심리 위축과 우울감을 겪는 이들을 위해 문화영상을 준비한 것. 지난 18일부터 문화유산 채널 누리집과 문화유산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으로 공개되는 영상은 ‘봄, 자연과 함께 하는 영상여행 특집프로그램’이 주제다.

고택의 바람소리, 해변의 바람소리 등을 아름다운 문화유산과 함께 감상할 수 있으며 지난 6일부터 공개 중인 ‘문화유산 ASMR영상’ 이후 두 번째 기획물이다. 앞으로 한달 간 공개될 예정으로, 코로나로 지친 사람들의 심신을 달래줄 것으로 기대된다.

영상 속 여서도 풍경
영상은 봄, 자연, 여행, 실감형 콘텐츠 등을 테마로 모두 7개 주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봄(4대궁궐 봄꽃 풍경시리즈, 문화유산 사계절 시리즈), 자연(이미지 문화유산, 한국의 천연기념물), 여행(한국의 정원, 섬 문화유산 기행), 실감형 콘텐츠(문화유산 여행 360° VR) 등 44편이다.

이 가운데는 남도의 문화유산도 다수 포함돼 있다. 순천만 사계, 구례의 금강산인 오산 사성암, 담양 명옥헌 원림, 보길도 윤선도 원림, 돌담으로 유명한 완도 여서도, 섬의 들노래 신안 장산도, 담양 소쇄원 등은 직접 현장에서 보는 것과 같은 현장감과 정취를 선사한다.

반면, 남도의 블루오션인 섬을 토대로 한 섬 문화유산기행은 청청한 바다와 섬사람들의 이색적인 문화를 엿볼 수 있다. 그 가운데 돌담으로 유명한 완도 여서도의 풍광은 압권이다. 여서도는 예로부터 바람이 유난히 많아 바람의 섬이라 일컬었다. 바람과 뗄 수 없는 자연의 사물이 바로 돌담이다. 마을을 굽이굽이 도는 돌담은 무려 2km에 달하는데, 그 역사가 300년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곳의 돌담은 특이하다. 촘촘하거나 견고하지 않고 설핏 보기엔 어설프기도 한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의 삶의 지혜가 응축된 전략이라고 한다.

“여서도의 돌담은 바람의 방어막이 아니라 바람의 통로이다. 자연에 순응하는 삶. 여서도 사람들의 지혜, 된바람은 막되 아주 막으면 통째로 날아가니, 돌담 구멍사이로 바람이 나뉘어 가도록 한 지혜이다.”

영상에는 자연에 순응하는 법이 무엇이며 어떠해야 하는지 답이 들어 있다. 혹여 오늘의 코로나 펜데믹(세계적 유행)은 인간들이 자연과 벗하지 않고 지나치게 낭비하고 훼손한 대가인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깨달음도 준다.

한편 문화유산채널이 운영하는 유튜브는 3월 현재 구독자 10만 명을 달성해 미국 유튜브 본사로부터 ‘유튜브 크리에이터 어워즈-실버 플레이 버튼’을 받는다. 문화유산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감각을 투영해 공공 콘텐츠로서의 경쟁력을 키웠고 이러한 점들이 호흥과 연계돼 구독자 증가로 이어졌다는 방증이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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