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하며
2020년 02월 26일(수) 00:00

류 문 영 구례군 선거관리위원회 사무과장

새해 벽두부터 여기저기서 마스크와 손 세정제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때문이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국내에서도 확인된 만큼 지역 사회 전파 차단과 예방을 위해 모두가 힘을 모으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국제적 비상사태’를 선포하였고, 이런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가짜 뉴스까지 등장하여 국민들의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공식 발표가 나지도 않은 확진 환자에 대한 루머나 동선 등이 SNS를 통해서 ‘카더라’ 형식으로 남발되고 있다. 지난 2016년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가짜뉴스(Fake news)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선거 당시 ‘교황이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등의 가짜 뉴스가 횡행했는데, 주목도가 높았던 기사 20건의 SNS 이용자 참여 지수(공유, 좋아요, 댓글)를 집계한 결과 가짜 뉴스들이 주류 언론의 기사들보다 더 높았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거짓 정보가 유통되는 주된 이유로 선입견에 근거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는 확증 편향을 들고 있다. 누군가 악의로 허위·가짜 정보를 퍼뜨려 이익을 챙기려는 행위는 인터넷·모바일·SNS 덕에 더 빠른 속도로, 인공 지능(AI)의 발달로 더욱 정교해진 방법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 역시 오는 4월 15일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다. 당내 경선이 본격화되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으로 후보자 및 정당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 허위·가짜 뉴스에 대한 우려도 깊어질 것이다.

최근 유튜브와 광장 정치의 활성화로 정치적 의사 표현 방법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선거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그리고 정확한 선거 관리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요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선거가 세대, 정파 등의 갈등을 봉합하는 계기가 되어야 하겠지만 선거일에 임박할수록 네거티브 선거 전략이 횡행하는 것도 사실이다.

상대 후보자·정당 등에 대한 비방이나 허위 사실 공표는 표현의 자유와 선거 운동의 자유를 넘어서는 것이다. 나에게 약점이 없거나 상대에게 장점이 없어서 당선이 되는 것이 아니다. 상대의 잘못에 기대어 이기려는 경쟁은 바람직하지 않다. 적대적 언어에 기댄 정치적 수사로 유권자들을 현혹시킬 것이 아니고, 정책과 비전 제시를 통한 정정당당한 선거 분위기 조성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선거에서의 가짜 뉴스는 유권자들도 유의해야 한다. 형태만 뉴스 형식을 취한 가짜 뉴스이든, 카더라 통신을 띈 허위 사실이든 무분별한 퍼 나르기는 자제해야 하겠다. 자극적인 화제로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은 아닌지 숨은 맥락을 읽고 교차 검증을 통해 사실 여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도 위원회 홈페이지와 SNS, 한국선거방송 등을 통해 정확하고 올바른 선거 정보가 제공될 수 있도록 힘쓰고 있으며, 비방·허위 사실 공표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다시 바이러스로 되돌아 가보자. 세상에는 수천 가지의 바이러스가 있고 쉽게 퇴출되지는 않을 것이다. 스스로 성장하거나 생식할 수 없기 때문에 바이러스는 자신들이 감염시킨 세포에 기생한다. 가짜 뉴스라는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도록 모두의 면역력 향상이 필요하다. 팩트 체크와 건전한 선거 정보 유통, 정책 선거 등을 통한 우리 자신의 면역력 강화와 후보자·선관위·사회 전반 모두의 대응 체제 정비를 통해 이번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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