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석증=노인병' 인식 버려야…식습관 변화로 젊은층 빈발
[건강 바로 알기 - 담석증] 최병관 담대한외과 원장
규칙한 식사나 다이어트하는 20~30대 여성 환자 급증
담석 방치땐 심각… 담낭염·담낭암 가능성따라 수술 결정
2020년 02월 24일(월) 00:00

담대한외과 최병관 원장이 가슴에서 시작해 등까지 연결되는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아 온 환자를 진찰하고 있다. <담대한외과 제공>

#.A(여·33)씨는 요즘 들어 밤에 배가 아파서 자주 깬다. 갑작스럽게 오목가슴 부위가 아프고 등까지 불편감이 생겼다가 3~4시간 정도 지나면 좋아지기를 반복한다. 참기 힘들어 응급실에 여러 번 갔지만 주사를 맞으면 바로 좋아져서 특별한 검사 없이 퇴원했고, 의사도 위내시경 검사 한번 해보라고 권유하는 정도여서 그저 급체이겠거니 또는 위경련이겠거니 하고 넘어갔다. 매일 저녁이 되면 밤에 아플까봐 먹고 싶은 음식도 제대로 못 먹고 긴장하며 잠이 든다. 어느 날 마음 먹고 시간내서 이것저것 검사를 해보니 생각지도 못한 담석증 진단을 받고 수술을 권유받았다.

담석증으로 수술을 상담하러 온 환자의 전형적인 케이스이다. ‘담도 산통’인 줄 모르고 고생하다가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담석증이 발생하는 연령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디스토마 등 감염성 질환에 의한 색소성 담석이 고령에서 많이 발생했으나, 요즘에는 식습관 변화 등으로 콜레스테롤 담석이 젊은 사람들에게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20~30대 여성들이 다이어트 등을 이유로 불규칙하게 식사를 하면서 정체된 담즙에서 담석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쓸개(담낭) 제거가 최선?=그렇다면 담석이 있으면 꼭 쓸개를 제거해야 할까? 담석은 증상이 있어서 검사할 때도 있지만, 건강검진처럼 우연히 시행한 검사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증상이 있는 담석증은 수술을 해서 담낭을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대다수 의사들이 공감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증상 없는 경우에는 무조건 수술을 하지는 않는다. 증상이 없는 담석증은 추후 담낭염이나 담낭암의 발생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서 수술을 결정하게 되는데, 담낭벽이 두꺼워져 있는 만성담낭염이나 담낭 선근종증, 2~3cm 이상의 거대 담석, 담낭벽이 도자기처럼 딱딱해진 도재담낭, 담낭용종이 같이 동반된 경우 등은 수술이 필요하다.

담석증을 방치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크게 급성담낭염이나 담관염, 그리고 담낭암으로 분류할 수 있다. 급성담낭염이나 담관염은 쓸개 안에 있던 담석이 담관을 막아 정체된 담즙에서 염증이 생겨 발생한다. 담낭염이나 담관염이 발생하면 심한 통증뿐만 아니라 발열, 오한, 황달 등이 동반될 수 있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담낭암의 경우에는 더 심각하다. 담낭암은 우리 몸에서 발생하는 암 중에서도 가장 예후가 좋지 않은 암 중 하나이고, 진행도 매우 빨라 증상이 있어 발견된 담낭암은 이미 말기인 경우가 많다. 담낭암 환자의 약 80~90% 정도에서 담석이 발견되므로, 담낭암의 위험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미리 제거하는 것이 유리하다.

◇담낭절제술, 단일통로복강경 수술까지 발전=담석증이나 담낭용종 등 담낭질환의 수술은 ‘담낭절제술’이 유일하다. 담석만 제거하거나 초음파로 깨는 등의 치료를 기대하지만 안타깝게도 담낭을 완전히 제거하는 담낭절제술 이외에는 다른 수술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진료실에서 담낭절제술을 해야 하는 환자와 마주하게 되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쓸개를 제거해도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느냐?’라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별 지장은 없다. 의학적으로 쓸개는 간에서 생성돼 분비되는 담즙(쓸개즙)을 일시적으로 저장하고 농축하는 기관이다. 음식물이 위를 거쳐서 십이지장으로 넘어오면 쓸개는 저장해뒀던 담즙을 십이지장 쪽으로 배출해주고, 이 담즙은 지방의 소화와 흡수를 돕게 된다. 쓸개가 없다고 하더라도 소화효소를 포함하고 있는 담즙은 정상적으로 간에서 생성돼 배출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근래에 시행되는 담낭절제술의 대다수는 복강경으로 이뤄지고 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우측 늑골아래에 15cm 이상 개복해서 수술을 많이 했지만, 현재는 복강경 수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1cm 내외의 구멍을 3~4군데 뚫어서 수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복강경 수술이 개복술보다 좋은 점은 겉으로 보이는 상처가 적다는 점 외에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복강경 수술에서 발생하는 상처들조차 최소화하기 위해서 배꼽에 구멍 하나만 뚫어서 하는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이 일부에서 시행되고 있다. 비교적 난이도가 높아 시행하는 병원이 많지 않지만, 수술 후 흉터가 거의 없다는 점과 통증이 적고 입원기간이 짧아 환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담석증이 있으면 치료가 필요한지 여부를 전문의와 꼭 상의해야 한다. 불필요한 수술을 하는 것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담낭염이나 담낭암처럼 병이 진행되도록 놔두는 것을 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갖는 것보다, 병을 미리 예방하고 건강을 지키려고 노력한다면 전체적인 삶의 질이 훨씬 더 좋아질 것이다.

/채희종 기자 chae@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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