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마라톤을 뛴다-동행재활요양병원] “3·1절엔 병원 복도 대신 ‘민주화 성지’ 달립니다”
2020년 02월 12일(수) 00:00
개원 9개월…첫 대외 행사 직원 30여명 하프코스 도전
마라톤대회 향후 연례 행사 정착...급식 봉사 등 나눔도 생활화

‘제55회 3·1절 기념 전국 마라톤대회’에 첫 출전하는 동행재활요양병원 임직원이 11일 병원 앞에서 ‘무사 완주’ 각오를 다지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함께해요 동행, 행복해요 동행, 친절·미소 파이팅.”

‘제55회 광주일보 3·1절 전국마라톤대회’에 첫 출전하는 ‘동행재활요양병원팀’은 마라톤 출발 신호가 울리기 전 직원들이 직접 만든 구호를 외치기로 했다.

지난해 6월 광주시 북구 신안동에 문을 연 동행재활요양병원은 개원 후 첫 대외 행사로 ‘3·1절 마라톤’을 선택했다. 이번 대회에는 직원 160명 가운데 30여 명이 참가한다.

“무료 급식 봉사나 ‘이달의 친절상’ 시상식 등 크고 작은 행사는 있었지만 많은 시민을 만나는 대형 행사에는 처음 참여합니다. 직원들과 광주의 상징인 금남로와 충장로, 중앙로를 함께 달릴 생각을 하니 설레네요.”

류기준(41) 대표원장은 대회 출전을 앞둔 기대감을 내비치며 각오를 다졌다.

이 팀은 하프코스(21.0975㎞)에 참가하며 ‘무사 완주’를 목표로 내걸었다. 팀의 주장으로는 ‘마라톤 유경험자’인 김정민(42) 의료원장이 나선다.

“대학생 시절 학교가 주최한 마라톤 대회에 나간 적이 있어요. 처음에는 소소한 상품을 노리고 달렸지만 반환점에 다다르니 체력이 부족해 뒤쳐지기 시작하더라고요. 우여곡절 끝에 완주를 하고 나니 학우들과 협동하며 무언가를 해냈다는 짜릿함이 생겼고 그 느낌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요. 중학교 2학년인 아들과 운동을 하고 병원에 마련된 하늘재활센터에서 틈틈이 런닝머신을 탈 계획입니다. 12층 높이 센터에서 운동하다 창 밖을 보면 저도 모르게 마라톤 대회를 손꼽아 기다리게 되더라고요.”

자정 퇴근이 익숙해질 정도로 바쁜 일상을 보내는 최태진(45) 원장은 진료실과 병실을 계단으로 오가며 체력을 다지고 있다.

“자전거로 강변을 달리거나 축구, 농구, 탁구 종목에 발을 담갔는데 푹 빠진 스포츠는 그동안 없었어요. 이번에 처음 마라톤 대회를 뛰고 나서 적성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만병의 치료법은 단연 운동이기 때문이죠. 저희 어머니도 이곳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계시는데 걷거나 가벼운 달리기를 재활 운동으로 삼고 있습니다.”

류 원장은 병원 이름 ‘동행’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며 동행재활요양병원의 포부를 밝혔다.

의료진 70명을 확보하고 호텔식 첨단시설을 갖춘 동행재활요양병원은 마라톤 대회를 병원의 연례 행사로 이어갈 생각이라고 한다.

“직원 포상 가운데 하나인 ‘이달의 친절상’을 주는 월례조회에서 저희는 항상 ‘함께해요 동행, 행복해요 동행, 친절·미소 파이팅’을 외칩니다. ‘함께하며 행복하자’는 ‘동행’의 다짐을 되새기기 위해서죠. 부모님을 모시듯 환자 한 분 한 분을 대하는 마음으로 마라톤을 뛰며 시민과 소통하고 싶습니다.”

동행재활요양병원은 최근 광주은행,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보해양조, 광주·전남기자협회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지역민 복리 증진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성탄절을 앞두고 광주시 남구 서동 무료급식소 ‘사랑의 식당’을 찾아 점심 배식 봉사에 나서기도 했다. 병원 임직원들은 산타 분장을 하고 급식소를 찾은 독거노인 150명에게 직접 식사를 대접했다. 배식 봉사 뒤에는 직원들이 함께 모은 성금을 저소득층 이웃을 위해 전달했다.

“지역에서 간혹 불거지는 불미스런 사건 탓에 요양병원을 바라보는 시민의 시선이 마냥 곱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몸이 불편한 고령 환자들도 쾌적한 환경에서 선진화된 의료 서비스를 받으면 점차 치유될 수 있다는 점을 널리 알리고 싶어요. 동행재활요양병원이 광주 노인의료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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