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친 ‘전남’
2020년 02월 04일(화) 23:00
브라질 공격수 바이오 대전에 빼앗겨…구단 규탄 성명
전력 손실에 팬심도 냉담
프로축구 K리그2 전남드래곤즈가 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쳤다.

전남은 지난 3일 ‘대전하나시티즌의 바이오 선수 영입에 대한 전남드래곤즈의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내고 “대전이 선수를 하이재킹하는 행위로 K리그 시장 질서를 무너뜨렸다. 이를 묵과하고 방관하면 K리그 시장 질서가 무너지고 대한민국 축구 발전에 저해요소가 된다. 신뢰와 동업자 정신을 저버린 행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대전은 앞서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시즌 전남에서 활약했던 브라질 출신 공격수 브루노 바이오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이에 전남은 “구단 간 이적에 대해 합의한 공식 레터가 오간 뒤 선수와 협상 중인 가운데 현지 에이전트에게 직접 접촉하여 선수를 하이재킹했다”며 대전을 겨냥했다.

전남 입장에서 바이오는 2020시즌 승격 도전에 중요 자산이다.

지난해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영입한 바이오는 16경기에 나와 10골을 기록하는 등 위기의 전남에 새 활력을 불어넣었다. 전남은 올 시즌에도 바이오를 중심으로 고향으로 복귀한 ‘광양루니’ 이종호, 새로운 외국인 선수 호도우프로 공격 극대화를 노렸지만 계약 불발로 없던 구상이 되고 말았다.

전력 한 축을 잃은 전남은 성명서까지 발표하면서 ‘억울한 심경’을 노출했지만 팬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지난해 11월 9일 시즌 최종전이 끝난 뒤 3달가량이 지나도록 확실하게 바이오와 서면 계약을 마무리하지 못했고, 지난 1월에는 재계약 보도자료까지 냈던 안셀이 전력 구상에서 후 순위로 밀리자 계약 해지를 하고 경남FC로 이적하는 일도 있었다.

말만 믿고 있던 전남은 절대 전력을 잃고 팬심도 잃었다.

한편 대전도 ‘과도한 경쟁’ 유도 등의 논란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을 전망이다.

KEB 하나은행의 인수로 대전하나시티즌으로 재창단한 대전은 허정무 이사장 체제로 올 시즌 새로 출발한다. 하지만 허 이사장은 지난해까지 프로축구연맹 부총재를 역임하면서 선수단 인건비를 수입 대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구단 경영 효율화와 K리그 시장 질서 확립을 강조해왔던 인물 중 하나다. 앞서 강조했던 효율성과 시장 질서를 외면하고 과도한 물량 공세와 계약 방해 작전을 펼친 만큼 대전에도 비난의 화살이 쏠리고 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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