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불자 단 한명이라도 찾아 내년 설엔 가족 恨 풀어주고 싶다”
5·18진상규명조사위 송선태 위원장의 설날 다짐
행불자 찾기는 진상조사의 출구…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유골 발굴
사병부터 조사하면 전두환 이어질 것…40주년 맞아 진실 꼭 밝힐 것
2020년 01월 23일(목) 00:00
“5·18 행방불명자 중 단 한명이라도 찾아내 내년 설에는 한 가족이라도 마음 편하게 차례를 지낼 수 있도록 하는 바람입니다.”

송선태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 조사위원회 위원장은 22일 광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인 2020년 설 명절을 맞아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1980년 5월 당시 광주에서 사라진 행불자들의 흔적을 찾아 그 가족들의 맺힌 한을 일부라도 풀어 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송 위원장은 “5·18행불자는 분명히 5·18 기간 전에는 광주에서 생존해 있었고, 5·18기간이 지나고나서 광주에서 부재가 증명이 된 사람들”이라면서 “유골을 찾아 DNA만 채취한다면 현재의 과학적 수준으로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디엔가 묻혀있을 유골을 찾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또 “일부 행불자 가족은 생존 가능성에도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흔적 찾기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5·18 관련 행불자나 암매장 문제가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5·18을 완전히 해결했다, 진상조사를 완전히 끝마쳤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며 “행불자 찾기는 진상조사의 출구에 해당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국립 5·18민주묘지가 이를(행불자문제) 해결해달라고 하는 무언의 압박과 요구”라는 생각이 든다는 송 위원장은 “무명열사의 묘에는 시신은 있지만 이름이 없고, 행불자의 묘역에는 이름은 있으나 시신이 없다. 이를 해결하지 않고 진상조사를 해결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러한 행불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매우 어렵겠지만 이를 위해 철저한 준비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모든 방안을 동원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송 위원장은 “40년의 세월이 지나 지형도 바뀌고 도시개발로 인해 도로가 신설되고 아파트가 건설되는 등 행불자 유골 찾기가 매우 어려운 상태”라면서도 “1980년 6월 광주에 투입됐던 사체처리반 활동을 한 공수부대를 심층 조사하고, 현재까지 제보된 72곳의 암매장제보지에 대한 개별적 예비 조사 등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송 위원장은 이와 함께 전남대 법의학교실을 비롯한 고고인류학자·법의학자·역사학자 등 전문가들을 기반으로 전문위원 또는 자문을 꾸리는 한편 상시적으로 이 문제를 연구하고 조사하는 준비팀도 갖출 것이라며 구체적 계획안도 내놨다.

그는 “40주년을 맞는 올해 행불자 문제를 비롯한 5월 당시의 모든 진실을 밝히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각오도 드러냈다.

송 위원장은 “이번 진상조사의 입구에 해당하는 신군부의 집권음모를 파헤치고 당시 광주 진압작전 실상을 총체적으로 재구성해 발포명령과 지휘체계도 반드시 밝혀내겠다”면서 “위에서부터의 조사가 아닌 밑부분인 사병들부터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병들이 있던 부대의 이동경로, 주둔지, 작전 내용들을 파악하면 피해사실에 대한 확인이 가능하고 사망자·부상자·행불자도 어느 정도 밝혀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5·18 진상조사위의 진상조사 활동에 있어 양심적 증언 부족·왜곡·조사인력의 부족 등을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라고 밝혔다.

송 위원장은 “당시 사망자·민간인 학살지·암매장 제보지·성폭력 피해 사건들만 합쳐도 조사대상이 수백가지인데 실제 조사를 행하는 조사관은 34명 뿐”이라면서 “40년이나 지난 이제는 5월 당사자들이 역사의 진실을 다 말할 때다. 사회적 분위기와 사회적 동의를 통해 그들이 진실을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전두환에 대해서도 놓치지 않았다. 그는 “당대 최고 실권자였고 최고 책임자였던 전두환은 아래로부터 올라가다보면 반드시 만날 수 밖에 없어 조사가 불가피 하다”고 했다.

그는 “입증만 해낸다면 새로운 기소가 가능하고 공소시효가 배제돼 처벌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악행에 대한 고백은 선행의 시작이다’라는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처럼 5·18 고백운동의 가능성을 전두환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위원장은 “1980년 5·18직후에 어쩌지 못한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광주는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자고 했다. 그후 세월이 40년이 흘렀다”면서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이 기회를 국민과 하늘이 줬다고 생각하고 분골쇄신 하겠다”고 다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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