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복지 패러다임 변화와 광주시 정책
2020년 01월 17일(금) 00:00

이 평 형 광주시 복지건강국장

장애인 복지를 둘러싼 환경과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장애인 복지 패러다임은 재활에서 자립으로, 수동적 서비스의 수혜자에서 능동적 권리의 주체로 바뀌고 있다. 장애인은 도움을 받는 사람이라는 편견이 깨지고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 없이 서로가 서로에게 용기와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장애인 복지 사업의 역사적 변천을 살펴봐도 확연히 알 수 있다. 크게 세 단계로 나누어 볼 때, 첫 번째 단계는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증대한 시기이다. 1976년 UN이 1981년을 ‘세계 장애인의 해’로 정하고,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장애인 복지에 대한 정책을 수립해 추진하게 되었다.

두 번째 단계는 장애인의 권리 보장을 위한 기틀을 마련한 시기이다. 1990년대가 그때이다. 저소득 장애인에 대한 생계비 지원 등 기본적 복지 서비스 확충 및 장애인에 대한 의료, 직업, 교육, 재활의 기초를 마련하여 장애인의 인권과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원칙과 기준을 제시하였다.

세 번째 단계는 2000년대로 장애인 정책의 확대 발전이 이루어진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확대, 장애 수당 도입,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 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정, 활동 보조 지원 사업 실시, 장애인 연금 제도 실시 등 장애인의 생활 영역 전반으로 정책의 범위가 확대, 발전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시 또한 시민 모두가 행복한 ‘따뜻한 광주’를 만들겠다는 대원칙 아래 장애인 정책 종합 계획을 수립하였다. 관내 4.8%를 차지하는 7만여 명의 장애인들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언제 어디서나 자신들이 영위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질 수 있음을 의미하는 자립 생활 이념 확산을 근본으로 설정하였다.

최근 여건들을 살펴볼 때, 대규모 시설 보호에서 탈시설화 및 거주 시설 장애인들의 자립 생활 보장 요구가 증대되고 있으며, 대졸자 비율도 지난 2014년 23%에서 2019년 35%로 높아져 교육 수준도 급격히 향상하는 등 다양한 복지 욕구가 증가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를 해소하고자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 자립 기반 조성 등 장애인이 지역 사회에서 차별 없이 살아가도록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장애인이 행복한, 주체적이고 동등한 삶’을 비전으로 맞춤형 일자리를 통한 경제적 자립 기반 조성, 안전하고 차별 없는 인권 공동체 구현, 교육·문화·체육 기회 보장을 위한 지원 기반 구축, 사회 참여 활성화를 위한 민관 거버넌스 체계 구축, 장애 유형별 자립 생활 및 건강권 확대 등 5대 전략을 구성하였다.

이를 토대로 15개 중점 과제와 43개 세부 과제를 선정하였다. 우선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창업 지원을 강화하고 공공기관 등에서 고용 가능한 새로운 일자리를 개발할 계획이다. 또 장애인 권익 강화를 위해 학대 피해자 쉼터를 설치하고 근육 장애인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 및 24시간 지원 대상을 확대할 것이다. 장애인 평생 교육을 위한 전담 부서를 설치하고 프로그램 지원 및 인력을 추가 배치하며, 편의시설을 갖춘 복합 수련 시설을 건립해 장애인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장애인의 다양한 복지 욕구를 고려한 장애인 복지 회관을 건립하고 장애인 청년 통장은 물론 공공 어린이 재활병원 유치와 청각·언어 장애인 복지관 건립으로 복지 서비스 확대에 매진할 계획이다.

이번 계획은 장애인 당사자를 비롯하여 각 분야 전문가와 해당 분야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하였고, 소관 부서에서 실행 여부를 논의하여 수립되었다. 향후 사업 추진 부서에 세부 과제 실행을 위한 연차별, 단계별 추진 계획을 세우도록 요청하고 지속적으로 추진 사항을 점검해 나갈 것이다.

장애인의 인권과 복지는 그 사회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이다. 장애인들이 행복해야 광주가 행복한 도시가 된다. 장애인들이 광주에서 꿈을 꾸며 희망을 만들어 갈 때 광주의 미래도 밝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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