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년(庚子年) 새해에는
2020년 01월 14일(화) 00:00

[박 안 수 전 농협장흥군지부장·경제학박사]

지난해 교수신문은 ‘공명지조’(共命之鳥)를 올해의 고사성어로 선정했다. 머리가 두 개인 상상 속의 새, 공명조의 한쪽 머리가 죽으면 다른 머리도 함께 죽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는 서로 이기려 하고 자기만 살고자 하지만 어느 한쪽이 사라지면 같이 죽게 되는, 분열된 한국 사회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어목혼주 (魚目混珠)도 많이들 선택하였다. ‘물고기 눈이 진주와 섞이다’라는 뜻으로, 가짜와 진짜가 마구 뒤섞인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이다. 가짜 뉴스 등 진짜와 가짜를 분간할 수 없는 세태를 대변하는 사자성어다.

올해는 새로운 밀레니엄(millennium)이 시작된 지 20년째가 되는 흰 쥐띠의 해 경자년이다. 쥐는 인간에게 긍정보다는 부정의 의미가 강하지만, 본래 쥐는 다산과 근면, 그리고 예지력과 영민함 등으로 상징되는 영물로 해석되며 12간지 중 첫 번째에 해당되는 동물이다.

많은 전문가는 경자년 올 한해를 온갖 위험과 기회가 상존하는 해로 보고 있다.

먼저, 여름 일본에서 지구촌 축제인 도쿄 하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개최돼 세계인들과 우리 국민은 열광과 환희를 함께할 것이다. 도쿄 올림픽은 일본에서 열리지만, 지정학적으로 참가 선수와 관람객이 우리나라를 경유를 할 수 있어 기회를 잘 활용하면 일본 특수를 누릴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사전 연습과 숙박에도 가장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는 게 해외 선수들의 평가다.

11월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미국 대통령이 우리 국가와는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고 하나, 당선자에 따라서 북·미 관계나 주한 미군의 방위비 분담은 물론 한·미 무역에 있어서도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동안 극한 대립했던 미·중 무역 분쟁이 다소 완화되어 최종 합의안이 마련돼 1월 15일 서명을 남기고 있다고 하니 우리 경제에도 다소나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본다. 새해에는 언론의 머리 뉴스(news headline)에 검찰 등 수사 기관의 사건·사고의 딱딱한 뉴스보다는 동화처럼 아름답고 행복스러운 소식들이 넘쳐 나길 기대해 본다.

국내에서는 정치적으로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4월 15일에 실시된다. 누구나 국회의원에 입후보할 수 있으나 아무 사람이나 선출을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대다수 20대 국회의원들에게 많은 대가를 지불하고 배운 학습 효과다.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 ‘괴물 집단’ ‘폭동’ ‘북한군 개입’ 등 막말과 망언을 서슴지 않은 정말 품격 없는 사람, 지역주의를 조장했던 사람, 폭력을 행사하는 국회의원, 세비 값도 못하는 무능하고 나태한 국회의원들은 우리를 실망케했다. 옥석을 가려 이제는 진정 국민들의 삶을 걱정하는 그런 정치 지도자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광주·전남에서도 광주 도시철도 2호선과 지난해 12월 착공한 광주형 일자리 자동차 공장의 공사가 예정대로 완공되어 지역 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활성화를 이끌었으면 좋겠다. 세계 수준의 연구 개발 중심 대학인 한전공대도 조기에 착공되길 바란다.

광주·전남 협력 사업의 하나인 광주 공군 비행장의 이전도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하여 좋은 결과가 도출하기를 기대해 본다. 최근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가 상생 협력하여 문제들을 풀고 있음을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우리 지역에서도 청년 일자리가 좀 더 많이 늘어나서 청년들의 역외 진출과 청년 실업률이 줄어들었으면 한다. 지난해 농산물 수확기에 불어닥친 여러 차례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도 없고 농산물 가격도 안정되며 새롭게 도입되는 공익형 직불제의 성공적인 시행으로 농가 소득에 다소나마 기여하길 기대해 본다.

경자년에는 진보와 보수의 진영 논리보다는 서로 차이를 인정하며 갈등과 반목을 넘어 소통하고 화합하는 그런 사회, 공정과 평등의 사다리가 제 기능을 발휘하는 사회, 그리하여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꿈꿀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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