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YMCA 100주년을 맞으며
2020년 01월 03일(금) 00:00 가가
지난해 10월 양림동에 ‘오방 최흥종 선생 기념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100년을 앞둔 광주YMCA의 숙원에 광주 지역 사회의 힘이 모아져 이루어진 것입니다. 많이 늦었지만, 광주는 다시 오방 최흥종이라는 스승을 얻게 되었습니다.
광주 정신은 5·18 정신입니다. 광주는 40년 전 전두환 신군부의 폭력과 탄압과 학살에 굴하지 않고 처절한 저항을 했습니다. 정의와 평화와 민주주의와 인권이 존중되는, 대동 세상을 위한 ‘자기를 버리는’ 저항이었습니다.
정신이 없는 공동체는 생명이 없습니다. 자신을 유지시켜주는 ‘정신’이 없다면 말초적인 욕망과 눈앞의 이익이 모든 가치를 대신합니다. 결국 각자도생의 나락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광주는 40년 전 피 흘렸던 5·18 영령들에게 큰 빚을 지고 있습니다. 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습니다.
5·18의 저항은 광주 정신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광주 정신의 모든 것은 아닙니다. 그 이전에 바로 그런 삶을 살다 간 사람이 있었습니다. 오방 최흥종 선생(혹은 목사)이 바로 그 사람입니다. 5·18로 극명하게 드러난 정의와 평화와 민주주의와 대동 세상을 꿈꾸는 광주 정신은 100년 전 화광동진(和光同塵)의 삶을 살았던 최흥종의 꿈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화기광동기진’(和其光 同其塵), 줄여서 화광동진(和光同塵)이라는 말은 노자 도덕경에 나오는 말입니다. ‘그 빛을 부드럽게(조화롭게)하여 티끌과 하나 되게 한다’는 뜻입니다. 흔히 이 구절을 ‘뭔가 높은 지위에 있거나 큰 깨달음을 얻은 사람이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세속의 티끌과 하나 된다’ 정도로 새깁니다. 그러나 이런 해석은 누구는 높고 고귀하며 누구는 낮고 저속하다는 이분법에 기반을 둔 해석이기에 바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빛입니다. 마치 5·18때 스러져갔던 모든 사람이, 스크럼을 짜고, 헌혈을 위해 길게 줄을 서고, 시장통에서 주먹밥을 빚었던 모든 사람이 각자 찬란한 빛이었듯이 말입니다. 다만 스스로가 빛임을 자각한 사람이 있고 아직 자각하지 못한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오방 최흥종의 정신, 즉 화광동진의 정신은 모든 사람 각자가 빛이라는 것을 자각하는 것이 그 시작이고, 이미 빛인 사람들이 티끌과 먼지처럼 스스로를 버려 타인과 세상을 빛나게 하는 것에서 그 완성을 보게 됩니다. 오방은 빛인 내가 스스로를 내려놓아 모두를 빛나게 하는 꿈을 꾸었던 것이지요.
오방 최흥종의 삶은 바로 그런 화광동진의 삶이었습니다. 그리고 5·18이라는 역사적 사건에서 우리 스스로가 그것을 구현했습니다. 오방 최흥종의 정신, 즉 화광동진의 정신으로 설립하여 100년을 맞는 광주YMCA를 돌아 보며 성찰합니다. 훌륭한 선조를 가졌으나 그 정신을 온전히 살아내지 못한 후손들임을 고백하면서 그러나 우리는 늘 화광동진의 정신을 새기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여 왔습니다.
100주년을 맞으면서 광주YMCA는 광주에 어떤 의미일까를 생각해봅니다. 단지 오랜 기간 존속해온 약간은 덩치가 큰 시민단체의 하나뿐일까? 어떤 면에서는 그렇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광주에 내 놓을 수 있는 가장 큰 것은 화광동진(和光同塵)의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신’ 없는 세상, 각자도생의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의 삶에 화광동진이라는 광주 정신과 오방 최흥종이라는 스승을 내놓을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명의 인간으로는 경험하기 힘든 100년의 세월을 지켜온 광주YMCA는 새해를 맞으며 앞으로 100년, 화광동진의 정신으로 광주 속에서 다시 의미 있는 존재로 자리 잡으려 합니다. 우리의 100년을 함께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신이 없는 공동체는 생명이 없습니다. 자신을 유지시켜주는 ‘정신’이 없다면 말초적인 욕망과 눈앞의 이익이 모든 가치를 대신합니다. 결국 각자도생의 나락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광주는 40년 전 피 흘렸던 5·18 영령들에게 큰 빚을 지고 있습니다. 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빛입니다. 마치 5·18때 스러져갔던 모든 사람이, 스크럼을 짜고, 헌혈을 위해 길게 줄을 서고, 시장통에서 주먹밥을 빚었던 모든 사람이 각자 찬란한 빛이었듯이 말입니다. 다만 스스로가 빛임을 자각한 사람이 있고 아직 자각하지 못한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오방 최흥종의 정신, 즉 화광동진의 정신은 모든 사람 각자가 빛이라는 것을 자각하는 것이 그 시작이고, 이미 빛인 사람들이 티끌과 먼지처럼 스스로를 버려 타인과 세상을 빛나게 하는 것에서 그 완성을 보게 됩니다. 오방은 빛인 내가 스스로를 내려놓아 모두를 빛나게 하는 꿈을 꾸었던 것이지요.
오방 최흥종의 삶은 바로 그런 화광동진의 삶이었습니다. 그리고 5·18이라는 역사적 사건에서 우리 스스로가 그것을 구현했습니다. 오방 최흥종의 정신, 즉 화광동진의 정신으로 설립하여 100년을 맞는 광주YMCA를 돌아 보며 성찰합니다. 훌륭한 선조를 가졌으나 그 정신을 온전히 살아내지 못한 후손들임을 고백하면서 그러나 우리는 늘 화광동진의 정신을 새기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여 왔습니다.
100주년을 맞으면서 광주YMCA는 광주에 어떤 의미일까를 생각해봅니다. 단지 오랜 기간 존속해온 약간은 덩치가 큰 시민단체의 하나뿐일까? 어떤 면에서는 그렇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광주에 내 놓을 수 있는 가장 큰 것은 화광동진(和光同塵)의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신’ 없는 세상, 각자도생의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의 삶에 화광동진이라는 광주 정신과 오방 최흥종이라는 스승을 내놓을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명의 인간으로는 경험하기 힘든 100년의 세월을 지켜온 광주YMCA는 새해를 맞으며 앞으로 100년, 화광동진의 정신으로 광주 속에서 다시 의미 있는 존재로 자리 잡으려 합니다. 우리의 100년을 함께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