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세돌의 실수…AI 한돌에 불계패
이세돌 9단, 2국서 122수만에 돌 거둬 “초반 실수 아쉽다”
내일 고향 신안서 마지막 대국 “승패 떠나 내 바둑 둘 것”
2019년 12월 20일(금) 04:50
신안 출신 이세돌<사진>이 인공지능(AI)과 맞바둑에서 122수만에 돌을 거둬들였다.

이세돌은 이제 자신이 나고 자란 신안에서 21일 열리는 제3국에서 마지막 승부를 벌이게 됐다. 이 대국에서는 다시 2점을 놓고 AI와 맞선다.

이세돌은 “마지막을 고향에서 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안이다 보니 신안에 계신 여러분들이 오실 수 있다. 서울에서 하면 거리가 있기 때문에 못 오실 것이다. 뜻깊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세돌은 19일 서울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열린 NHN의 바둑 AI 한돌과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치수고치기 3번기 제2국에서 ‘호선’(互先)으로 대결을 펼쳤으나 122수 만에 불계패했다.

전날 열린 1국 2점 바둑에서 승리한 이세돌은 이날 2국 맞바둑에서 흑을 잡고 양 소목 포석을 펼치며 실리작전을 구사했다. 그러나 중반 초입 좌상귀 접전에서 저지른 미세한 실수가 치명상이 됐다. 이세돌의 작은 실수를 놓치지 않고 주도권을 잡은 한돌은 불과 40여수를 둔 시점에서 승률 그래프가 90% 가까이 육박하며 일찌감치 승리를 예감했다.

좌상귀 실수로 작은 손해를 입은 이세돌은 하변으로 손길을 돌렸으나 인공지능은 단 한 번도 만회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비세를 느낀 이세돌은 여기저기 상대 약점을 찔러보며 인공지능을 상대로 특유의 ‘흔들기’를 펼쳤다. 그러나 인공지능의 철벽 방어를 쉽사리 뚫지 못했다.

이세돌은 좌변과 우하귀에서 뻗어 나온 백돌을 갈라쳐 위협했으나 한돌은 가볍게 수습했고, 우변 백돌도 포위해 봤지만, 인공지능은 차분하게 삶을 확인했다. 이세돌은 승부사로서 더는 해 볼 곳이 없다고 판단하자 비교적 이른 시기에 돌을 거두고 말았다.

한돌은 전날 2점 바둑에서 엉뚱한 실수를 저지르며 자멸했지만, 호선 바둑에서는 이세돌을 완벽하게 압도했다. 현장 해설을 맡은 조인선 4단은 “이세돌 9단의 흑 31수가 첫 번째 실수였다. 한돌의 32수 이후 중계 화면에서 이세돌 9단이 계속 자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세돌 9단의 33수도 실수였다”고 설명했다. 조 4단은 이어 “치명적인 패착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연달아 실착이 나왔고, 그 이후로 기회가 없었다”고 총평했다. 그는 “내용상으로 크게 설명해 드릴 것은 없다. 이세돌 9단 입장에서 아쉬운 바둑이다. 인간 기사와의 대국에서 이렇게 빨리 패착이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그만큼 인공지능이 역시 강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돌은 지난 1월 국내 바둑랭킹 최상위 그룹인 박정환·신진서·신민준·이동훈·김지석 9단 등과도 호선으로 대결해 모두 승리했다. 이세돌은 대국 후 “순간적으로 착각을 했다”며 “초반에 정말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나와서 정말 아쉽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지막 대국은 진짜 마지막이기 때문에, 승패를 따지지 않고 제 바둑을 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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