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군 ‘전사자’ 표기 문제 당장 바로잡아야
2019년 10월 14일(월) 04:50
5·18 당시 사망한 경찰은 ‘순직’으로 처리된 반면 계엄군 사망자는 ‘전사자’로 등록돼 있어 불합리하다는 내용이 수년 전부터 지적돼 왔으나 아직까지 시정되지 않고 있다. 이를 바로잡아야 할 국가보훈처는 국방부에 검토 의견만 요청했을 뿐 실질적인 후속 조치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순직자와 전사자는 그 의미가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천양지차가 있다. 순직자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사망한 사람’인 데 비해 전사자는 ‘적과의 교전 또는 무장 폭동·반란 등을 방지하기 위한 행위로 인해 사망한 사람’을 말하기 때문이다. 결국 5·18 계엄군 사망자를 전사자로 표기했다는 것은 당시 시민들을 적으로 간주했다는 얘기가 된다.

현재 국립서울현충원 28묘역 등에는 5·18 당시 광주에 투입됐다가 사망한 계엄군 23명이 안장돼 있다. 이 중 오발사고로 사망한 A일병을 제외한 22명의 비석에는 ‘광주에서 전사’라고 새겨져 있다. 이들은 서울 전쟁기념관 ‘전사자 명비’에도 이름이 올라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국감 당시에도 의원들은 국방차관과 보훈처장 등에게 계엄군 사망자를 순직으로 표기해야 한다고 요청했고, 국민권익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이 사안을 검토해 ‘전공 심사 재심 요구’를 주문했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보훈처는 국방부에 검토 의견만 요청하고 후속 조치는 진행하지 않았으며 권익위나 인권위 등도 사안을 해결하려는 논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엊그제 열린 국가보훈처 국정감사에서 장병완 의원은 이 같은 사실을 지적하고 국가보훈처의 의지 부족을 질타했다. 광주항쟁 참여자를 적으로 간주하며 1980년 당시 신군부가 왜곡한 사실이 지금까지도 시정되고 있지 않은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보훈처는국방부·권익위·인권위 등과 협조해 지금이라도 당장 이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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