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윤옥 운남어린이도서팀장]즐거운 도서관 나들이
홍 윤 옥 운남어린이도서팀장
2019년 10월 11일(금) 04:50
지난 4월 광주시 광산구 운남어린이도서관에서 우리 지역 출신 정유정 작가의 강연이 열렸다. 수개월 동안 공을 들여 기획한 행사로 이날 강연은 참가자를 모집하자마자 금방 마감이 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강연 현장도 열기가 뜨거웠다. 행사를 주최한 사람으로서 뿌듯한 일이었다. 정 작가는 글을 쓰고 싶어하는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대표작 ‘7년의 밤’과 ‘28’을 쓰기까지의 과정과 자신만의 글쓰기 방법들을 나누며 참가자들과 소통했다. 이날 강연에는 처음 글을 쓰고자 하는 작가 지망생으로부터 그냥 책이 좋아, 특히 좋아하는 작가의 강연을 듣기 위해서 등 다양한 이유로 많은 이들이 참여했고, 작가와 즐거운 만남을 가졌다.

여름 방학과 휴가철이 함께 있는 7~8월의 도서관은 가족 단위의 이용자들로 하루 종일 북적거려 도서관지기로서 몸은 고되지만 마음만은 뿌듯하다. ‘독서의 달’이 있는 가을 역시 도서관 이용객들이 많이 늘어나는 시기다. 이 기간 동안 책 대출 권수를 두 배로 늘려주는 행사를 진행했고 반려동물 1000만의 시대에 동물 복지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박현숙 작가의 ‘관심으로 시작하는 동물 복지’ 강연과 어린이 성폭력 예방 교육을 위한 ‘안돼요! 라고 말해요’ 인형극 공연도 열어 큰 호응을 얻었다.

2년 전 운남어린이도서관으로 발령을 받아 근무를 시작하면서 고민이 많았다. 구립 도서관의 특성과 특히 ‘어린이도서관’라는 특수성을 잘 활용하면서 도서관 이용자층을 확대하는 게 가장 큰 숙제였다.

지난 1년은 도서관 운영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도서관 주변의 환경을 분석하고 이용자들의 이야기를 귀 담아 들으며 작으나마 변화를 주고자 여러 가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무엇보다 도서관 기본에 충실, 어린이도서관이라는 정체성에 맞게 전체 장서의 80%를 어린이 도서로 구입·비치함으로써 어린이의 독서 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운영했다. 그 결과 도서 대출이 2018년 15%, 2019년 9월 말 현재 전년 대비 18% 증가해 어린이 독서 인구가 크게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좋은 책을 구입하고 추천하는 기본적인 역할 이외에 사람들이 도서관과, 책과 좀 더 친해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에 여러 행사를 진행했다.

‘북 콘서트-하루키의 클래식을 만나다’는 자신의 작품에 많은 클래식 작품을 등장시키는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이해하고 책과 클래식 음악의 접점을 찾아보는 프로그램이었다.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한 ‘길 위의 인문학’은 풍성한 기획으로 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도서관, 예술로 인문하다’를 주제로 열린 지난해에는 피아니스트 조현영이 연주와 곡 해설이 어우러진 콘서트를 진행했으며, ‘그림 읽어 주는 남자’ 이창용이 함께 한 ‘명화 산책’도 인기가 높았다. 또 광주 시내 일원의 폴리 투어와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관람 등 예술과 인문학을 생활과 접목시켜 지역민들이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올해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어린이를 위한 4차 산업 혁명(스마트 시티)’, ‘인공 지능 & 나, 나답게 살아남기’, ‘우리는 모두 메이커다’ ‘4차 산업 혁명 인문과의 특별한 만남’ 등 4회에 걸친 강의와 탐방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칠 4차 산업 혁명과 그 변화에 대한 인문학적 사유와 성찰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설계해 보자는 의미에서 기획했다.

또 광주시 외국인의 약 60%가 거주하고 있는 광산구의 특성을 살린 ‘다문화 서비스 지원 사업’(문광부 선정) 등도 우리 도서관이 의미 있게 진행하는 사업이다.

11월에는 피아니스트 조현영씨와 함께하는 음악회와 강연이 준비돼 있다. 또 ‘그림읽어주는 남자’ 이창용씨도 다시 광주를 찾는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즐거운 도서관 나들이를 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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