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왕성 연대기 닐 디그레스 지음·김유제 옮김
2019년 10월 04일(금) 04:50
지난 2006년, 국제천문연맹(IAU)은 명왕성의 행성 자격을 박탈하고 ‘왜소 행성’으로 전락시켰다. 이 사건은 이라크 전쟁, 다르푸르 대량 학살 등 굵직한 뉴스들을 덮어버릴 만큼 논쟁이 과열됐던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어떻게 세계 언론과 학계, 시민들의 관심을 크게 받았을까.

미국 자연사박물관 부설 헤이든 천문관 관장이자 천문학자인 닐 디그레스 타이슨이 명왕성 행성 자격 논쟁의 전개 과정을 한 데 모은 책 ‘명왕성 연대기’를 펴냈다.

당시 논쟁은 국제 천문학계에서 행성의 정의를 정식화하고 ‘왜소 행성’, ‘태양계 소천체’ 등 개념을 재정립하는 등 천문학적으로 큰 분수령이 되는 사건이었다. 하지만 저자는 그 논쟁이 비단 과학계의 문제만이 아닌 정당 정치, 경제 불평등, 사회 문제, 교육 정책, 맹목적 애국주의 등이 뒤얽힌 문화사적 사건이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특히 논란의 중심에 있던 인물이었는데, 2000년 헤이든 천문관에서 태양계 전시 모형이 설치된 ‘로스 센터’를 개장할 당시 명왕성을 제외한 나머지 행성들만을 전시해 ‘뉴욕 타임스’ 1면에 소개되며 ‘명왕성 마니아’들에게 맹비난을 받아왔던 것이다.

책은 명왕성에 대한 문화, 역사, 과학적 설명에서 시작해 행성 자격 논쟁 당시 논쟁의 큰 축이었던 저자가 지켜본 학계의 논쟁, 신문 기사와 만평, 노래 가사 등 정치·문화·사회적 반응들을 총체적으로 실었다. 또 해왕성 궤도 너머의 천체인 카이퍼대 천체, 오오트 구름의 혜성과 얼음 천체, 목성과 화성 사이 소행성대 등 태양계 전반에 관한 천문학자들의 탐사의 역사와 고민이 담겨 있다. <사이언스북스·1만6500원>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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