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정 광주대 신문방송학과 3학년] 다가오는 한글날, 다시 새겨보는 한글의 소중함
2019년 10월 01일(화) 04:50
한글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한글날은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과 더불어 우리나라 5대 국경일에 속한다. 오늘날 우리가 쓰는 한글을 창제해서 세상에 펴낸 것을 기념하고, 우리 고유 글자의 우수성을 기리기 위한 국경일이다. 1926년에 음력 9월 29일로 지정된 ‘가갸날’을 시초로 이어져 오다가 1928년 ‘한글날’로 바뀌었다. 광복 후 양력 10월 9일로 확정되었고, 2006년부터 국경일로 지정됐다.

한글이 오늘과 같이 확실하게 우리 글자로 자리 잡기 전, 광복 직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문맹률이 매우 높았다. 한자는 글자 수가 너무 많고 배우기가 어려워서 보편화되지 못했고, 한글은 배우기가 쉬웠지만 한글을 가르치는 사람이 적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어학자들과 여러 사람들의 노력으로 공문서를 비롯한 각종 문서, 신문, 잡지에 널리 쓰이게 되고, 이어서 한글 맞춤법도 좀 더 체계적으로 만들어졌다.

글을 모르고는 지식을 습득할 수 없고 정보의 교환이 이루어지지 않아 생활이나 문화의 발달을 도모할 수 없다. 오늘날 우리가 여러 분야의 학문적 발전을 이루고 경제적으로도 성장해 일정한 국제적 지위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우리에게 한글이라는 글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글날을 국경일로 지정해 한글의 창제와 그 우수성을 기리며, 고마움을 마음에 새기고, 한글과 국어의 발전을 다짐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의의가 있어서다.

그러나 이러한 뜻이 무색하게 최근 외래어의 남용이 늘고 있다. 우리 생활 주변에서 외국어를 사용하는 폭이 넓어져 가고 다문화 사회 형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 그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외래어에 밀려 우리글이 제자리를 지킬 수 없다면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국내 어디를 가도 외국인들을 많이 볼 수 있고, 시골 사는 노인들과 한국 말 잘하는 외국인이 담소하는 모습을 TV에서 흔히 보는 세상이다.

국경 없는 글로벌 시대에 외래어를 배척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듣기 좋은 우리말이 있음에도 영어 문자를 의식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일례로 일상 곳곳에서 자주 쓰이는 외래어를 들 수 있다. 프레임(틀), 스케일(규모), 에티켓(예의 범절), 스케줄(일정) 등 충분히 우리말로 바꿔 쓸 수 있음에도 당연하다는 듯이 영어 문자를 사용한다.

길을 지나다가 쉽게 볼 수 있는 간판조차 뜻을 헤아리기 어려운 국적 불명의 외래어가 즐비해 눈길을 어지럽히고 있다. 대기업이나 금융권에서도 우리글을 외면하고 굳이 영어 이니셜로 사명(社名)을 바꾸고 그 로고를 고집한다. 신문이나 방송 등 언론에서도 자연스럽게 외래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해 보고자 한글날을 앞두고 한글 사용을 늘리기 위한 한글 로고 디자인 공모전, 한글 문화 축제 등 다양한 노력이 정부, 지자체, 기업 등의 차원에서 행해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제573돌 한글날을 앞두고 김용삼 제1 차관 주재로 중앙 행정기관 국어 책임관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어 공공 언어 개선 모범 사례를 소개하고, 쉬운 공공 언어 쓰기 및 전문 용어 표준화협의회 활성화에 대해 협조를 요청했다. 김 차관은 “국어 책임관은 각 기관의 공공 언어 개선과 쉽고 바른 언어 사용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므로 책임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국어는 문화의 뿌리이고 가장 중요한 터전이다. 국제화 시대, 세계 여행 자유화 시대에 외국어의 자연스런 도입과 사용은 막을 수 없다. 정부, 지자체, 기업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개인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다. 다가오는 한글날을 기념하며 한글의 의의와 소중함을 되새겨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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