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치매 잘 걸리는 유전적 원인 규명
조선대연구단, 서양인보다 2.5배 높이는 유전자 변이 밝혀내
구강 면봉 검사로 고위험군 선별…내달부터 광주 시범 실시
2019년 09월 06일(금) 04:50
조선대가 한국인이 서양인보다 치매에 더 잘 걸리는 유전적 원인을 밝혀냈다.

조선대 치매국책연구단은 5일 “한국인의 치매 발병율을 서양인보다 2.5배 높게 만드는 유전자 변이 원인을 최초로 규명하고, 면봉을 이용해 치매 고위험군을 사전에 선별할 수 있는 간단하고 획기적인 새로운 유전자 검사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단은 7년여간 4만 2000여명(한국인 1만8000여명, 일본인 2000여명, 미국인 2만2000여명 등 )을 대상으로 유전체 분석과 MRI 뇌영상을 분석한 결과,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의 치매 발병율이 OECD 평균보다 최소 1.3배 이상 높고, 알츠하이머 치매가 발병하는 연령도 한국인이나 일본인이 백인 미국인에 비해 평균 2년 이상 빠른 것을 확인했다.

그 동안 동아시아인이 서양인에 비해 알츠하이머 치매에 취약하다는 사실은 학계에 꾸준히 보고되고 있었으나, 이번에 최초로 유전적 원인을 밝혀낸 것이다.

연구단에 따르면 치매를 유발하는 유전자로 알려진 ‘아포이(APOE) e4형’ 유전자에는 T형과 G형 유전변이가 존재하고 있다. 이중 T형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이 G형 유전자변이를 가진 사람에 비해 치매 발생률이 2.5배 높고, 뇌 피질에서 더 심각한 뇌손상이 일어나는 것을 새롭게 발견했다.

추가로 동양인들은 서양인에 비해 T형 유전변이를 더 높은 빈도로 가지고 있어, 한국인이 서양인에 비해 알츠하이머 치매에 더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저널어브클리니컬메디슨지 8월호에 실렸다.

또한 이번에 새롭게 개발된 유전자 검사법은 손쉽게 치매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어, 치매환자에 대한 초기 치료가 가능하다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동아시아인의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도를 정확히 예측해보자는 취지에서 개발된 치매 고위험군 검사는 면봉을 이용해 입 안에서 손쉽게 구상상피 세포를 채취해 DNA를 검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새롭게 개발된 검사의 일반인에 대한 적용은 이르면 내달부터 광주시에서 시범 실시된다. 연구단 측은 광주시 지역 보건소와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치매 고위험군 선별 서비스를 실시한 뒤 정확도가 입증되면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더불어 연구단은 치매를 유발하는 원인 물질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가 뇌에 쌓이는 것을 막거나 제거시키는 효과가 있는 다수의 약물들이 임상실험을 거치고 있어,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이러한 약물의 조기 투약을 통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길이 조만간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해당 치료제들 대부분이 현재 임상 수준인 데다 워낙 고가인 탓에 대중화가 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건호 치매국책연구단장은 “이번 연구는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에게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이 특히 높은 빈도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한 데 의미가 있다”며 “손쉽고 간단한 유전자검사를 통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치매예측 가능성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점에서도 향후 치매 치료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치매국책연구단은 이번 연구성과에 대한 국내 특허등록을 마쳤으며, 미국·유럽·중국·일본 등 국내외 6곳에서 특허출원을 진행 중이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