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부활한 5·18 고교생 시민군…기념식 식전공연
2019년 05월 18일(토) 16:11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식전공연으로 무대에 오른 밴드그룹 블랙홀의 노래 ‘마지막 일기’가 주목받고 있다. 이 노래는 1980년 5월27일 계엄군의 옛 전남도청 진압작전 때 숨진 안종필(당시 고교1년)군의 사연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18일 5·18 기념식이 열린 광주시 북구 국립5·18민주묘지 일대에는 드럼 시작 소리에 이어 강렬한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서정적인 가사가 울려퍼졌다.

음악을 연주한 그룹 블랙홀은 5·18 희생자 영령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검은 정장에 검은 타이를 메고 광장 한쪽에 마련된 무대에 올랐다. 이 공연에는 대학연합합창단과 현악7중주가 참여해 더욱 감미로운 선율을 만들어냈다.

이들이 호소하듯 내뱉은 가사는 항쟁 당시 계엄군의 무자비한 진압에 고등학생 시민군이 느꼈을 두려움과 슬픔 등의 감정이 그대로 담겼다.

곡을 만든 밴드 리더 주상균 씨가 친구에게 5·18참상을 듣고 ‘내가 같은 상황이었다면 이런 일기를 썼을 것’이라는 예술적 상상력을 가사에 담았다.

주씨는 “친구에게 들은 5·18의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며 “이 내용을 언젠가 곡으로 곡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음악으로 부활한 주인공은 5·18 당시 광주상고(현 동성고) 1학년생이던 안종필(16) 군이다.

안 군은 시위에 나서지 말라는 어머니의 손을 뿌리치고 나가 계엄군에 맞서 전남도청에서 최후 항전을 벌이다 숨졌다.

/김용희 기자 kimy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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