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막겠다는 한국당…본회의 ‘숨은 반대표’ 나올수도
‘선거제·공수처’ 패스트트랙 올랐지만…본회의 통과까진 ‘산넘어 산’
한국당 27일 두번째 장외집회 검토
4월 임시국회 사실상 물 건너가
상임위 물리적 충돌 등 진통 불가피
2019년 04월 24일(수) 00:00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도부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4당이 함께 추진해온 선거제 개혁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이 23일 패스트트랙에 올랐지만 최종 관문인 본회의 통과까지 가야할 길은 멀고도 험하다.

◇자유한국당 반발=당장 제1야당 한국당의 초강력 반발이 예상된다. 한국당은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추진에 장외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여야 합의로 ‘게임의 룰’인 선거제 개편을 해왔던 기존 관행을 여야 4당이 일방적으로 깨뜨렸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추진을 ‘좌파독재플랜’으로 규정, “목숨 걸고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주말인 오는 27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두 번째 장외집회도 검토 중이다. 한국당의 반발로 국회가 멈춘다면 당장 오는 25일 정부가 제출할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탄력근로제·최저임금 개편안 등 산적한 민생 현안 논의도 ‘올스톱’될 가능성이 크다.

제1야당이 국회를 뛰쳐 나갈 경우 각종 입법을 통해 문재인 정부 중반기 개혁 드라이브를 뒷받침해야 하는 민주당으로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다만 선거제·개혁 법안 패스트트랙의 출발은 앞으로 1년간 펼쳐질 치열한 총선 경쟁의 신호탄 성격도 띠고 있어 민주당과 한국당의 갈등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4월 임시 국회가 ‘개점휴업’ 상태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5월 임시 국회 개최를 위한 여야 합의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임위 물리적 충돌=패스트 트랙 법안들은 최장 330일 동안 숙려 후 국회 본회의에 자동 상정돼 표결 처리를 거친다. 구체적으로 관련 상임위원회 180일, 법제사법위원회 90일 심사 뒤 본회의 부의 기간 60일 등이다. 상임위별 안건 조정제도와 국회의장 재량 등 적용을 고려해도 패스트트랙 법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되기까지는 240∼270일이 소요될 예정이다.

한국당이 위원장을 맡은 법제사법위원회는 어쩔 수 없다 해도 상임위에서 안건조정제도를 통해 90일, 본회의 부의 기간을 60일 줄이면 계산상으로는 180일 만에도 처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국회 정개특위와 사개특위는 물론 각 상임위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총력 저지에 나설 수 밖에 없어 물리적 충돌 등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하다. 일각에서는 숙려 기간을 거치면서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들에 대한 여야 간의 합의 가능성도 거론하지만 현재로서는 기대난망인 상황이다.

◇본회의 부결 가능성도=패스트트랙 법안이 우여곡절 끝에 본회의 표결까지 올라온다 해도 부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야 4당 내부에서도 드러나지는 않지만 반대 입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제도 개편안이 뇌관이다. 여야 4당의 선거법 개정안에 따라 지역구 의석을 225석으로 줄일 경우 현행 253개 선거구 중 모두 26개가 인구 하한 기준선에 미달하고, 2개가 초과한다. 내년 21대 총선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분구나 통폐합이 되는 선거구가 최소 28개는 된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지역구 변동이 생기는 의원들이 패스트트랙을 통해 본회의에 오른 선거법 개정안에 찬성표를 던지지 않을 수 있다. 바른미래당 내부의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은 물론 범여권 내에서도 이탈표가 만만치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호남 지역 모 의원은 “대승적으로 패스트트랙 지정에 찬성했지만 선거제 개편에는 반대한다”며 “선거제 개편안이 본회의에 올라온다고 해도 민주당은 물론 평화당, 바른미래당에서 최소 30명 이상이 반대표를 던져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임동욱 기자 tu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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