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팅! ‘하정웅 키즈’(Kids)
2018년 08월 08일(수) 00:00

박진현 제작국장·문화선임기자

정선휘, 이이남, 김숙빈, 김진화, 신창운, 박상화, 이정록, 정광희, 윤세영….

평소 미술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지역의 청년작가들이다.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에서부터 근래 국제무대에서 러브콜이 잇따르고 사진 작가까지 그 면면이 다양하다.

하지만 이들에겐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광주시립미술관이 지난 2001년부터 매년 각 권역별로 45세 미만의 유망청년작가(광주·전남, 대전·충청, 부산·경남, 서울·경기 등)를 대상으로 하는 하정웅청년작가상의 역대 수상자라는 사실이다.

하정웅작가상은 국내 미술계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자랑한다. 비슷한 시기에 제정된 국립현대미술관이나 부산시립미술관의 청년작가상이 현재 중단되거나 규모가 축소된 것과 달리 한해도 거르지 않고 청년작가들의 든든한 서포터즈 역할을 해오고 있다.

하정웅작가상이 탄생한 데에는 영암출신 재일교포 사업가 하정웅(80·광주시립미술관 명예관장)씨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하씨는 1993년 212점을 시작으로 20여 년에 걸쳐 평생 모은 미술품 2536점(하정웅 컬렉션)을 광주시에 쾌척한 메세나의 표상이다. 하정웅컬렉션에는 파블로 피카소의 ‘여인상’, 살바도르 달리의 ‘초봄의 나날들’, 앤디 워홀의 ‘모택동’ 등 미술사적 가치가 큰 작품이 다수 포함됐다. 하씨의 기증으로 시립미술관은 국립현대미술관에 이어 국내에서 두번째로 많은 작품(4789점)을 소장, 다른 미술관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특히 하정웅 청년작가상은 후원자로서의 그의 따뜻한 면모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 1999년 2차 기증 당시 하씨는 (감사의 표시로) 보상의 뜻을 전해온 광주시에 “어려운 여건에 처한 국내 청년작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공모전을 개최해달라”고 제안했다. 그의 뜻을 기려 시립미술관은 국적이나 지역에 제한을 두지 않고 매년 엄격한 심사를 거쳐 독창성과 발전가능성이 높은 작가 5~6명을 선정한다. 올해까지 배출된 역대 수상자 99명 가운데 타 지역 출신이 76명인 것도 그 때문이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진 지난 2일 하정웅미술관(옛 상록전시관)에선 지역 미술인, 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8 하정웅청년작가전’(8월2일 ~9월30일)의 개막식이 열렸다. 특히 올해 행사는 지난해 하씨의 메세나정신을 기리기 위해 개관한 하정웅 미술관에서 처음으로 개최돼 의미를 더했다.

이날 5명의 수상자들에게 상패를 전달한 하씨는 축사를 통해 이들이 한국미술의 미래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행정의 지속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사실 하정웅 컬렉션과 역대 수상자들인 ‘하정웅 키즈’(Kids)를 문화광주의 자산으로 키우는 건 지역의 몫이다. 그리고 그 첫단추는 이들에 대한 관심과 격려일 거다. 혹시 푹푹 찌는 찜통 더위를 잊고 싶은 색다른 피서를 찾고 있는지. 그렇다면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 ‘하정웅 청년작가초대전’으로 나들이를 떠나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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