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미술관 민중미술화가 송창 초대전
2018년 05월 16일(수) 00:00
조국분단 현실 고민한 40년 족적 담아
미사일·포탄 보관함 등 설치작품도
인터뷰 영상·아카이브 자료도 감상

‘의주로를 밟다’

전시장에 걸린 대형 평면과 입체 작품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어디론가 향하는 철길 위에 쏟아져 내린 알록달록 꽃들은 서글프고 아련하다. 기적 소리를 내며 기차가 달려야할 철길은 인적 하나 없이 고요하고 그 위로 흰눈이 내린다. 두터운 질감을 살린 화폭 속의 꽃들은 조화들이다. 대형 설치 작품인 포탄 위에 설치된 꽃들 역시 인상적이다.

화업 인생 40년간, 조국의 분단 현실을 담아온 민중미술화가 송창 작가 초대전이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오는 6월3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광주시립미술관이 지역 출신 중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한 중견작가를 조명하기 위해 기획한 것으로 ‘분단’이라는 주제를 끊임없이 탐구해온 장성 출신 송 화백을 초대, ‘66년-분단 서정’전을 주제로 전시를 준비했다. 특히 이번 기획은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으로 남북관계가 급변, 어느 때보다 평화와 통일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요즘의 상황에서 의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 전시이기도 하다.

광주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오고 조선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한 송 작가가 광주를 떠난 건 지난 1979년 겨울이다. 현재 경기도 광주에서 작업중인 송 작가는 지금까지 모두 16번의 개인전을 가졌지만 화가로서의 정체성을 갖게 한 광주에서의 개인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민국의 혼란한 사회를 통과해 오면서 “작가는 시대적 정신을 갖고 동시대의 기록자가 되어야한다”는 것을 당연시했기에 그의 작품 주제는 분단, 사회 부조리와 국가의 공권력, 억압받는 민중의 삶, 민주화 운동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 중에서도 6·25가 촉발한 분단 문제는 그에게 작가로서의 삶이란, 시대정신이란 것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구하는 작업을 가능케 한 주제였다.

송 작가의 작품은 얼핏 투박하며, 거침없고, 직접적인 화법의 조형 언어로 이루어져 있는듯 보인다. 한데, 슬픈 서정성과 아득한 느낌들이 작품마다 배어있어 또 다른 감동을 전한다.

전시는 ‘분단’에 대한 작가의 다양한 예술적 시도를 경험할 수 있게 구성했다.

5전시실에서는 주로 송 작가의 대형 평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스산한 DMZ 풍경 등 단순 평면 유화 작품 이외에도 소나무와 지푸라기 등의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평면이면서도 입체적인 느낌을 주는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6전시실에는 송 작가의 평면 작품과 더불어 여러 형태의 입체 설치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전쟁이 발생하면 목도할 수 있는 폭격 상황을 구현하기 위해 실제 크기에 비슷한 미사일 작품이 공중에 설치돼 있고 포탄 보관함에 포탄이 아닌 꽃이 담겨져 있기도 등분단 현실에 대한 작가의 다양한 고민과 시도를 엿볼 수 있다.

또 지금까지 작품활동에 대한 인터뷰 영상과 전시 도록 등 아카이브 자료도 함께 전시해 작가의 40년 족적을 느껴볼 수 있도록 했다.

송 작가는 인터뷰 영상에서 “이번에 선보이는 전시작들은 분단에 물음을 던지는 작품들로 마침내는 평화로 종착되기를 간절히 희망하는 나의 물음에 대한 대답들”이라고 말했다. 문의 062-613-7146.

/김미은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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