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청년창업 모델을 찾아서 <6> 전남형 푸른돌 청년상인
실내포차·공예체험 … 문화와 젊음으로 되살아난 전통시장
2017년 11월 17일(금) 00:00

‘전남형 푸른돌 청년상인 육성사업’으로 문을 열게 된 순천 ‘불타는 청년웃장’ 내부 모습. 순천웃장의 유휴공간을 청년들이 창업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제공하면서 쇠락해가는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오랜 역사와 삶의 애환이 녹아 있던 전통시장이 쇠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대형마트와 온라인시장에 자리를 내어주면서 전통시장을 찾는 발길이 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많은 변화를 모색해 왔으나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떠났던 청년들이 다시 전통시장에 둥지를 틀면서 점차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전남도는 전통시장의 유휴점포와 관광지 주변 지역 등을 활용, 청년상인의 창업실습장을 조성해 제공하는 ‘전남형 푸른돌 청년상인 육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18년까지 국비와 지방비 24억원을 들여 청년상인 200명을 양성하는 것이다.

고용노동부, (재)전남테크노파크와 함께 전남도는 국비를 지원받아 청년상인 육성사업을 전남만의 차별화된 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해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전남의 청년을 의미하는 ‘푸른돌’ 브랜드를 발굴해 추진한다.

최근 이 사업으로 문을 연 목포 신중앙시장의 청춘항(靑春港) 역시 찾아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쇠락의 길을 걷고 있었다.

신중앙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머물렀다 가는 사람이 없다는 게 상인들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고 설명했다.

시장 내 음식이나 주류를 판매해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아두고 싶었으나 기존 상인들로서는 어려움이 많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얼마 전 청년상인들이 점포를 열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덩달아 시장도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목포 ‘청춘항’은 ‘전남형 푸른돌 청년상인을 육성사업’의 하나로 추진됐다. 전통시장 유휴점포와 관광지 주변지역 등을 활용해 청년상인 창업실습장을 조성·제공하는 사업이다.

신중앙시장의 장점은 청년들이 입점한 점포 10곳이 한곳에 모여있다는 점이다. 시장 한쪽 구역에 비어 있던 유휴점포를 청년들에게 내어주면서 그동안 침체돼 있던 시장의 분위기를 바꿔놓을 수 있었다.

현재 이곳에는 ‘청년상인’의 특색을 띄고 있는 즉석 철판볶음 요리와 닭발 전문점, 조개요리, 캄보디아 요리, 일본식 도시락 등 요식업을 비롯한 수공예품 판매·체험과 아이들을 위한 쿠깅 클래스 교육서비스 등이 운영되고 있다.

청년들에게 손쉽게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이자 청년 문화가 교류하는 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청춘항은 그저 청년들에게 유휴점포만을 내어준 게 아니다. 과거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휘발성 이벤트’에 예산을 쏟아 붙고, 음식이 아닌 간식을 판매해 실패했던 사업의 방향을 바꿨던 게 성공의 요인이 됐다.

이벤트를 대폭축소하고 안주류 판매를 늘려 방문객들의 체류시간을 늘리는데 중점을 뒀고, 이 계획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청년창업자를 대상으로 2개월 간 고강도 창업교육을 추진했다.

이에 앞서 순천에서도 ‘전남형 푸른돌 청년상인을 육성사업’에 따라 지난 5월 순천 웃장 국밥 골목 2층에 자리 잡은 15개의 점포로 구성된 ‘불타는 청년웃장’을 운영 중이다.

총 25명의 청년이 상인으로 거듭나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적인 임대구조를 갖췄다는 것이다.

시장 내 시 소유 건물을 청년들에게 내어주면서 임대료 상승 등 추후 젠트리피케이션을 사전에 방지, 안정적인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안정적인 둥지를 튼 청년웃장 상인들 역시 청년이 가진 아이디어와 특색을 갖춘 아이템을 판매하고 있다.

‘조각 스테이크’, ‘순천만 칠게국수’, ‘스파게티’, ‘타르트’, ‘방울기정떡’, ‘핫도그’ 등 먹을거리와 ‘수제 로스팅 원두’, ‘더치커피’, ‘전통차’ 등 음료, ‘도자기’, ‘전통옷’, ‘새싹핀’ 등 공예체험 등이다.

특히, 순천은 현재 ‘청년창고’를 운영 중으로, ‘아랫장 야시장’에서도 청년 30명이 21개의 음식점을 운영해 상승효과를 얻고 있다. 청년들이 들어오자 그 일대가 관광명소로 입소문을 타면서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순천의 청년웃장과 목포의 청춘항 모두 전통시장 내 유휴점포를 청년들에게 내어줬다. 두 곳의 같은 장점은 이 청년상인 점포가 한 구역에 밀집돼 있다는 점이다. 청년상인들이 모여 함께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시장 내 한 구역이 테마가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져 방문객들을 끌어 모으는 것도 더 수월하다.

전통시장 내 청년유입은 구도심 활성화는 물론, 청년실업 문제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청년들은 아이디어와 추진력으로 시장의 분위기를 바꾸고, 전통시장은 빈 점포를 저렴하게 내어주면서 자금이 부족한 청년들이 안정적인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상부상조하고 있다.

박진석 JS컨설팅 대표는 “그동안 전통시장 살리기 사업의 실패원인을 분석한 것부터 시작해 질적인 창업교육을 제공해 성공확률을 높였다”며 “마지막 관문인 홍보만 잘해나가면 좋을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기웅기자 pboxer@kwangju.co.kr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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