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중 전남대 체육교육과 명예교수]통합체육회에 거는 기대와 과제
2016년 04월 05일(화) 00:00
광주시는 정부 방침에 따라 엘리트 선수 중심의 체육회와 스포츠 동호인 중심의 생활체육회 통합절차를 거쳐 지난 3월 31일 윤장현 시장을 초대회장으로 첫 이사회를 갖고 업무를 시작했다. 통합체육회 출범을 지켜보는 광주시민들의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갖고 있다. 체육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에 대해 앞으로 시체육회가 어떻게 적응해 나갈 것인가 시민들의 관심이 크다.

역사를 돌이켜볼 때 한국체육은 시대적 흐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국가발전과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 식민지시대 억눌린 국민의 감정을 손기정 선수 같은 항일운동 수단으로 표출하였고, 1960년대 새마을체육을 통해 국민통합의 효과를 제고, 국가건설 기반을 조성하는 등 체육은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후 1984년 LA올림픽 10위, 88올림픽(4위), 2002년 한·일 월드컵(4강) 등 대한민국 국가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면서 우리나라가 무역수출국 10위권에 진입하는데 체육의 공이 컸음을 부인할 순 없는 게 사실이다.

한편, 88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이후 정부가 ‘호돌이 계획’을 수립하여 국민 모두가 체육을 생활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 생활체육의 근간을 이루었고 오늘날 생활체육이 국민건강복지의 중요한 정책으로 부상하기에 이르렀다.

정부는 이제 국제대회 성적위주의 스포츠강국에서 벗어나 모든 국민이 스포츠의 진정한 가치를 누릴 수 있는 스포츠선진국으로서의 패러다임 전환을 시대적 요구로 인식하고 있다. 전국체전 등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 시민의 자존감을 높이도록 우수선수를 육성하는 체육회와 시민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체육을 생활화하도록 시설 및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생활체육회는 그 전문성이 다름으로서 통합이후 체육회의 운영 면에 있어 다소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노정되어 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양 단체들이 상호 협력·보완한다면 광주가 문화·관광·스포츠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 또한 크다. 광주는 타시도가 갖지 못한 스포츠 관련 자랑거리가 많은 도시라 할 수 있다. 광주는 2002년 월드컵 ‘4강신화’를 이룩한 월드컵경기장을 보유하고 있고, 프로야구챔피언시리즈 V10을 달성한 바 있으며, 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드의 성공적 개최 등은 광주가 스포츠관광도시의 잠재력이 매우 큰 도시임을 입증하고 있다.

새롭게 출범하는 시체육회는 광주가 건강하고 행복한 스포츠문화관광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조화롭게 통합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양 단체가 상호 존중하는 자세로 원활한 소통을 통해 우수선수 육성과 생활체육의 활성화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통합된 시체육회의 기대효과로는 양 단체의 두터웠던 장벽이 해소되면서 다양한 스포츠클럽이 활성화될 것이며, 각종 스포츠대회를 엘리트 선수와 생활체육 동호인들이 함께 참가함으로써 예산이 절감된 스포츠축제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생활체육 동호인들은 공공체육시설을 이용함에 있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부수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스포츠클럽이 활성화되면 은퇴한 엘리트선수들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생활체육 동호인들은 전문가의 지도를 받을 수 있어 선순환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독일 시스템을 벤치마킹하여 육성 지원하고 있는 전국 30여 개의 K-스포츠클럽이 통합 체육회가 출범하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K-스포츠클럽은 프로선수를 꿈꾸는 어린이부터 다양한 연령의 지역주민이 저렴한 비용으로 원하는 스포츠를 배우고 즐기기 위한 스포츠클럽이다. 광주는 현재 북구에 1개소 K-스포츠클럽이 운영되고 있는데 통합체육회가 광주를 선진국형 스포츠문화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각 구에 1개소씩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하여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또한 시체육회는 학교체육과 청소년스포츠클럽 활성화 대책을 수립하여 공부하는 운동선수의 육성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통합체육회의 또 다른 중요한 과제는 각 종목별 연합회(생활체육회)와 연맹(체육회)간의 통합문제이다. 아직 통합되지 않은 회장을 9월까지 선출해야 하는데 회장의 중요한 덕목은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연계성을 잘 이해하고 봉사정신이 투철하여 시민이 바라는 스포츠단체로 이끌어 갈 훌륭한 리더십이다.

새로 출범하는 통합체육회는 전문성이 다르지만 일체감을 갖고 어떻게 하면 광주시민이 스포츠를 통해 건강한 삶, 자존감, 행복감을 갖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다양한 지혜를 모아 정책을 개발하고 실천하는 것만이 중요한 과제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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