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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청소년의 교육에 있다
한승원 칼럼

2014. 08.20. 00:00:00

한 양돈업자에게서 들었다. 넓은 밭에 울타리를 치고 돼지들을 가둬 기르는데, 돼지들은 갇혀 있음으로 해서 생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유희를 한다.
한 돼지의 꼬리가 반대 방향으로 꼬부라지고 끝에 흰 털이 돋아 있는데, 호기심 많은 어느 돼지가 문득 그 기이한 꼬리를 이빨로 물어 잡아당긴다. 자기의 꼬리를 물린 돼지는 “왜 이래?” 하고 반발을 한다. 옆의 다른 돼지가 기이한 꼬리에 관심을 가지고 쫓아가 물어뜯어 본다.
기이한 꼬리의 주인은 더 반발을 하지만 어느새 그 꼬리는 많은 돼지들의 관심사가 된다. 이때부터 돼지들은 너도나도 그 기이한 꼬리를 공격한다. 기이한 꼬리의 돼지는 피를 흘리며 도망 다닌다. 돼지의 무리는 피 흘리며 피해 다니는 돼지를 공격하는 데에 재미를 느끼고 더욱 공격을 한다. 마침내 기이한 꼬리의 돼지는 피를 흘리면서 쓰러진다.
오래전부터 속속들이 부패하여 곪아 있는 한국 사회 각계각층의 굽이굽이에서 그 피고름이 터지고들 있다. 그 원인은 윤리의식이 없는 현대인들의 즉물적이고 동물적인 속성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종교를 이용하여 사업을 하여 어마어마한 부와 권력과 허영과 명예를 누린 한 사람의 탐욕과 착취로 인하여 부실 운영되다가 침몰한 세월호의 비극. 윤 일병을 패 죽인 선임병들의 악마적인 행위. 한 병장이 자기를 왕따시킨 자들을 광적으로 쏴 죽인 사건. 담배를 피운 후배 여중생을 몰매 때려죽인 선배 학생들의 잔인한 행위. 관료 출신과 법관 출신들의 짜고 잘 해먹기….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의 근본 원인은 교육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지금 세상에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질서를 도입한 교육 제도 아래서 스트레스를 받고 자라난 신경증 환자들로 가득 차 있다. 모든 아이들은 야만(정글)의 경쟁 속에 빠져 있다.
교육부는 학생들을 성적순으로 줄 세우고, 프로크르테스의 침대(억압적인 교육의 기준)를 놓아 두고 그 침대보다 길면 잘라 내고 짧으면 잡아당겨 늘여 준다.
일제고사가 그러하고, 수능이 그러하고, 성적을 올리기 위하여 차별교육을 하는 각종의 고등학교나 여기저기에 준동하는 사교육의 학원이나 족집게 과외들이 그러하다. 아이들은 감옥 같은 정글의 경쟁 속에서 서로를 시기 질투하며 깎아내리는 감정을 기른다. 돈이면 다 된다는 분위기에서 자라기 때문에 상대를 이해하고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없다.
성적순의 줄 세우기 경쟁에서 쌓인 스크레스를 풀 방법이 없는 그들은 놀이처럼 만만한 아이 하나를 왕따시키고 괴롭히면서 악마적인 희열을 느낀다. 스스로 야만의 악마가 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학대를 즐기는 것이다. 그러한 아이들은 군대에 가서도 그러한 악마적인 유희를 계속하게 된다.
‘청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Boys, be ambitious!)라는 말이 있다. 오래 전, 미국의 월리엄 스미스 클라크 박사가 일본의 농림학교에 와서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귀국할 때 고별 연설을 하면서 한 말이다. 요즘 교육자들은 ‘야망’이란 말을 ‘꿈’이란 말로 바꾸어 쓴다.
그런데 대개의 사람들은 ‘야망(꿈)을 가져라’는 말 뒤에 붙어 있는 말, “돈이나 이기적인 성취와 흔히 말하는 명성이라는 것을 위해서가 아니라 인격체로서 가져야 할 모든 것을 위해서 야망을 가져라” 이것을 놓치고 있다.
윤리의식을 망각한 야망(꿈)이 돈과 명예와 사회적인 지위에 집착할 때 그것은 야비한 욕망이 되는 것이다. 욕망이 발전하면 탐욕이 되고 그 탐욕을 채우려면 착취를 하게 되는 것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사회는 혹심한 계급사회이다. 몇백억 원, 몇십억 원, 몇억 원, 몇천만 원의 연봉을 받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 달에 기껏 오십만 원, 백만 원쯤을 받는 사람도 있다. 시장경제의 원리를 도입한 우리들의 교육은 돈벌이 잘하고 사회적인 지위와 명예를 차지하는 방법(욕망)을 가르친다.
하지만 교육이 시장경제라는 정글의 수렁에 빠져 있는 한 인간 개조는 이루어질 수 없다. 또한 그 수렁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면 잔인한 놀이를 즐기는 야만적인 악마들은 거듭 생겨날 수밖에 없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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