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의 두쫀쿠 - 이보람 예향부 부장
2026년 01월 23일(금) 00:20 가가
이미 한참 전 유행처럼 보였던 두쫀쿠는 왜 아직도 사람들을 줄 세우고 있을까. 이쯤 되면 “이제 좀 지나갈 때도 됐는데”라는 말이 나올 법 하지만 두쫀쿠는 여전히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SNS에는 인기 판매점의 두쫀쿠 판매 시간이 공지처럼 공유되고 일부 매장 앞에는 줄을 선 풍경도 낯설지 않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재료가 소진돼 발길을 돌렸다는 이야기가 흔했지만 어느새 두바이쫀득호떡 같은 변형 디저트로까지 확장됐다. 많이도 보고 들은 이름이지만 막상 눈앞에 등장하면 또 한 번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두쫀쿠’는 두바이쫀득쿠키의 줄임말이다.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를 중심으로 한 디저트로, 두바이 디저트에서 착안한 재료 조합에 ‘쫀득함’이라는 한국식 식감 취향을 덧입힌 쿠키다. 값비싼 재료를 아낌없이 넣은 두툼한 형태는 줄을 서야만 맛볼 수 있다는 현상을 만들었고 단숨에 화제가 됐다. 외국에서 그대로 건너온 디저트라기보다는 한국 소비 문화 안에서 재구성된 결과물에 가깝다.
흥미로운 건 유행의 정점이 지난 뒤다. 이미 많은 사람이 두쫀쿠를 맛봤고 ‘못 먹어본 디저트’라는 희소성도 한풀 꺾였다. 그럼에도 줄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이쯤 되니 질문이 생긴다. 두쫀쿠를 향한 이 집요한 관심은 정말 맛 때문일까.
두쫀쿠 앞에 늘어선 줄은 배고픔의 결과라기보다 감정의 선택에 가깝다. 과하게 비싸다는 걸 알고, 굳이 기다릴 만큼의 맛은 아니란 걸 알면서도, 고열량 디저트에 대한 경고를 감수하고 사람들은 줄을 선다. “이 정도 수고는 나에게 허락해도 된다”는 자기 합리화와 이 유행의 한가운데를 그냥 지나치지는 않았다는 안도감이 함께 작동한다.
디저트를 사는 행위는 이제 그날의 기분과 만족을 구매하는 일이 됐다. 물건보다 경험을 사고, 필요보다 감정을 설득하며 지갑을 여는 소비 트렌드를 보여준다. 두쫀쿠는 그 흐름 위에 정확히 올라탄 디저트다. 그래서 그놈의 두쫀쿠는 아직도 줄을 세운다. 대단한 맛 때문이라기보다 우리가 기꺼이 감당하고 싶은 감정선을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보람 예향부 부장 boram@kwangju.co.kr
‘두쫀쿠’는 두바이쫀득쿠키의 줄임말이다.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를 중심으로 한 디저트로, 두바이 디저트에서 착안한 재료 조합에 ‘쫀득함’이라는 한국식 식감 취향을 덧입힌 쿠키다. 값비싼 재료를 아낌없이 넣은 두툼한 형태는 줄을 서야만 맛볼 수 있다는 현상을 만들었고 단숨에 화제가 됐다. 외국에서 그대로 건너온 디저트라기보다는 한국 소비 문화 안에서 재구성된 결과물에 가깝다.
디저트를 사는 행위는 이제 그날의 기분과 만족을 구매하는 일이 됐다. 물건보다 경험을 사고, 필요보다 감정을 설득하며 지갑을 여는 소비 트렌드를 보여준다. 두쫀쿠는 그 흐름 위에 정확히 올라탄 디저트다. 그래서 그놈의 두쫀쿠는 아직도 줄을 세운다. 대단한 맛 때문이라기보다 우리가 기꺼이 감당하고 싶은 감정선을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보람 예향부 부장 boram@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