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벨상 1주년…세계 번역가들 ‘인문도시 광주’ 걷는다
2025년 12월 08일(월) 10:25
광주시, 10~11일 ACC서 국제포럼 개최…‘소년이 온다’ 배경 투어·학술행사 풍성 불법계엄 사태 속 민주주의 정신, 문학적 가치로 승화 모색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1주년을 맞아 그의 작품을 세계에 알린 주역들이 광주를 찾는다.

12·3 비상계엄 사태 속에서 확인된 시민들의 민주주의 정신을 문학적 가치로 승화하고, ‘인문도시 광주’의 미래를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광주시는 오는 10일부터 이틀간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국제회의실에서 ‘한강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1주년 국제포럼’을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소년, 광장에 서다’라는 부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은 지난 1년간 광주에서 진행된 ‘빛의 혁명, 민주주의 주간’의 대미를 장식하는 행사다.

행사는 문학과 역사의 현장을 걷는 것으로 시작된다.

첫날인 10일 오전, 한강의 작품을 영어·프랑스어·스페인어·헝가리어로 번역해 세계에 소개한 번역가 4명은 시민들과 함께 ‘광주를 걷다’ 투어에 나선다.

이들은 소설 ‘소년이 온다’의 주요 배경인 전일빌딩245, 5·18민주광장, 옛 적십자병원 등을 둘러보며 1980년 5월 광주의 기억을 공유할 예정이다.

이어 오후 2시 30분부터는 본격적인 학술 행사가 진행된다.

‘세계와 연결되는 언어’를 주제로 열리는 첫 번째 세션에서는 마야 웨스트 등 번역가들이 연사로 나서 번역가의 시선에서 본 한강 문학의 독창성과 번역 과정의 경험을 나눈다.

이날 저녁에는 시민들이 주인공이 되는 기념행사도 열린다.

한강 작가의 모교인 효동초등학교 학생들이 준비한 축하 무대와 기념영상 상영을 통해 수상 1주년의 감동을 되새긴다.

이어지는 2부 세션에서는 신형철 서울대 교수의 진행으로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 이기호·이슬아 작가 등이 참여해 노벨상 수상 이후 한국 문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확장 가능성을 논의한다.

이틀째인 11일에는 지역 학계와 문인들이 참여해 깊이 있는 토론을 이어간다.

‘한국문학과 인문도시 광주’ 세션에서는 조진태 작가의 사회로 김형중·유희석·이정화 교수 등이 발제와 토론을 맡아 ‘포스트 한강’ 시대 광주의 인문학적 비전을 설계한다.

행사의 마지막은 ‘아시아문학의 힘과 역동성’을 주제로 아시아 문학의 재구축 가능성을 탐색하며 마무리된다.

전순희 광주시 문화유산자원과장은 “한강 작가의 쾌거는 광주의 정체성을 민주와 인권의 도시를 넘어 인문학적 가치로 확장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며 “이번 포럼이 시민들과 함께 문학적 자긍심을 나누고 인문도시로서 광주의 청사진을 그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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