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어린왕자를 아프게 했나
2025년 11월 05일(수) 21:15
서창감성조망대 조형물 훼손되고 별 사라져…경찰 수사 의뢰

누군가 훼손해 사라진 별모양 조형물(점선 안)

광주시가 최근 서구 서창동 일대에 설치한 ‘서창감성조망대’ 상징 조형물이 설치 하루 만에 훼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시는 지난달 2일 서창감성조망대에 설치한 철제 ‘어린왕자’ 조형물이 훼손돼 경찰에 수사 의뢰를 했다고 5일 밝혔다.

조형물은 높이 1.5m, 폭 1.2m 규모로 달 위에 앉아 낚싯대로 별을 낚는 어린왕자를 형상화했다. 하지만 조형물에서 어린왕자를 형상화한 부분은 90도 가까이 강제로 구부러져 있었으며, 별을 형상화한 부분은 아예 사라져서 보이지 않았다.

광주시는 지난달 1일 조망대 개장식을 한 뒤, 이튿날에 조형물이 훼손된 사실을 확인했다.

현장 인근에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범행 장면은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는 조형물을 안전사고 예방 등의 이유로 훼손된 조형물을 분리해 보관 중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두 명 이상의 인력이 상당한 힘을 가해 고의로 조형물을 파손한 것으로 보인다”며 “조망대 일대에 12월까지 CCTV 설치를 마치고 손괴자가 특정되면 구상권 청구 등 관련 절차를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임석 광주시의원은 이날 열린 제338회 광주시 행정사무감사에서 조형물 훼손 사실을 들어 조망대 관리 소홀 문제를 지적했다.

서 의원은 조망대가 투명 강화유리 난간으로 시공돼 조류충돌 위험이 큰 점, 주차장이 조성되지 않아 불법 주차가 횡행하고 보행로의 경사가 심한 점 등도 문제삼았다.

한편 서창감성조망대는 광주시가 ‘영산강 100리길 Y프로젝트’를 통해 조성된 보행 전용 조망 구조물로, 길이 166m 거더(girder·다리와 같은 구조물에서 바닥판를 받쳐 주는 ‘큰 보’)와 616㎡ 규모 데크, 327m 난간 등으로 구성됐다. 조성하는 데만 총 2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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