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모 전 국립과천과학관장 “기후 변화, 위기 아닌 문명 전환의 기회”
2025년 11월 05일(수) 20:05 가가
[광주일보 13기 리더스아카데미]
‘숲이 석탄이 되던 시절’ 주제 강연
공포·비관 대신 지속가능한 선택을
재생에너지 역량 이미 갖춘 전남
‘스위치’ 켤 정치·제도 마련돼야
11일 황현필 역사바로잡기연구소장
‘숲이 석탄이 되던 시절’ 주제 강연
공포·비관 대신 지속가능한 선택을
재생에너지 역량 이미 갖춘 전남
‘스위치’ 켤 정치·제도 마련돼야
11일 황현필 역사바로잡기연구소장
“지구가 아픈 게 아닙니다. 위기는 우리에게 있습니다. 지구는 멸종을 겪어도 견딥니다. 문제는 우리가 얼마나 지속 가능한 존재가 될지죠.”
이정모<사진> 전 국립과천과학관장이 건넨 메시지는 명확했다. 기후 문제를 ‘지구를 위한 희생’이 아닌 ‘인류 생존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관장은 “지구는 멸종을 수없이 겪어오면서도 견뎠다”며 “다만 우리와 우리의 아이들이 얼마나 지속 가능한 존재로 남을지가 문제”라고 언급하면서 기후 변화에 대한 공포와 비관 대신 이성과 현실적인 희망을 놓지 않아야 함을 강조했다.
제13기 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 강의가 지난 4일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렸다. 강연자로 나선 이 관장은 서울시립과학관 초대 관장과 국립과천과학관장을 지낸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기후와 생태, 과학문화 확산을 위한 활발한 저술·강연 활동을 펼쳐왔다. 현재 펭귄각종과학관장으로 활동중인 그는 이날 ‘숲이 석탄이 되던 시절’을 주제로 방대한 과학적 데이터와 역사적 사례, 유머러스한 비유를 통해 기후변화를 쉽고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
이 관장은 먼저 지구 역사 속 ‘대멸종’ 사례를 짚으며 기후 변화가 생명체의 운명을 어떻게 바꿔 왔는지를 설명했다.
“과거 지구는 다섯 번의 대멸종을 겪었습니다. 화산폭발, 운석충돌, 초대륙 형성 등으로 인해서죠. 그때마다 생명의 90%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이번은 다릅니다. 지금의 기후 변화는 자연이 아니라 인간이 원인입니다. 이 말은 곧 우리가 바꿀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는 인류 역사에서 기후 변화가 문명 전환의 촉발점이 되어왔음을 강조했다.
“호모 사피엔스가 불을 통제한 건 혹독한 추위 덕분이었습니다. 농경은 따뜻해졌기 때문에 시작됐죠. 인간은 기후 변화에 적응하며 문명을 만든 존재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는 선택의 시간입니다.”
현실적 경제 논리도 빠지지 않았다. 이 관장은 “태양광·풍력은 더 이상 ‘착한 에너지’가 아닙니다. 세계에서 가장 싸고 빠른 에너지입니다. 그래서 기업이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재생에너지 전환, 중국·인도의 대규모 투자 사례를 언급하며 석유회사들도 이미 재생에너지 기업이며 자본은 이미 이동했음을 강조했다.
한국이 뒤처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우리나라 1인당 탄소배출량이 유럽의 4배입니다. 재생에너지 비중은 아직 10%도 안 되죠. 기술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의지가 없는 겁니다.”
그러면서도 전남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전남은 이미 필요한 전기의 250%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어요. 다만 생산을 못했을 뿐이에요. 지금 못 쓰는 건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라 송전망이 연결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스위치만 올리면 됩니다.”
해결의 실마리는 정치와 제도라고도 이야기했다. “기후위기는 기술 문제가 아니며 기술은 이미 있기 때문에 보조금과 정책, 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아이들에게 지구를 걱정하라고 겁주지 마세요. 우리는 우주가 자기 나이를 알게 된 이유입니다. 인간이 없었으면 우주는 자기 나이가 138억 살인지 몰랐습니다. 인류는 지구의 짐이 아니라 의미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지속 가능한 선택을 해야 합니다.”
한편 제13기 리더스 아카데미 다음 일정은 오는 11일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황현필 역사바로잡기연구소 소장의 강연으로 이어진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이정모<사진> 전 국립과천과학관장이 건넨 메시지는 명확했다. 기후 문제를 ‘지구를 위한 희생’이 아닌 ‘인류 생존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관장은 “지구는 멸종을 수없이 겪어오면서도 견뎠다”며 “다만 우리와 우리의 아이들이 얼마나 지속 가능한 존재로 남을지가 문제”라고 언급하면서 기후 변화에 대한 공포와 비관 대신 이성과 현실적인 희망을 놓지 않아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인류 역사에서 기후 변화가 문명 전환의 촉발점이 되어왔음을 강조했다.
“호모 사피엔스가 불을 통제한 건 혹독한 추위 덕분이었습니다. 농경은 따뜻해졌기 때문에 시작됐죠. 인간은 기후 변화에 적응하며 문명을 만든 존재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는 선택의 시간입니다.”
현실적 경제 논리도 빠지지 않았다. 이 관장은 “태양광·풍력은 더 이상 ‘착한 에너지’가 아닙니다. 세계에서 가장 싸고 빠른 에너지입니다. 그래서 기업이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재생에너지 전환, 중국·인도의 대규모 투자 사례를 언급하며 석유회사들도 이미 재생에너지 기업이며 자본은 이미 이동했음을 강조했다.
한국이 뒤처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우리나라 1인당 탄소배출량이 유럽의 4배입니다. 재생에너지 비중은 아직 10%도 안 되죠. 기술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의지가 없는 겁니다.”
그러면서도 전남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전남은 이미 필요한 전기의 250%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어요. 다만 생산을 못했을 뿐이에요. 지금 못 쓰는 건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라 송전망이 연결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스위치만 올리면 됩니다.”
해결의 실마리는 정치와 제도라고도 이야기했다. “기후위기는 기술 문제가 아니며 기술은 이미 있기 때문에 보조금과 정책, 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아이들에게 지구를 걱정하라고 겁주지 마세요. 우리는 우주가 자기 나이를 알게 된 이유입니다. 인간이 없었으면 우주는 자기 나이가 138억 살인지 몰랐습니다. 인류는 지구의 짐이 아니라 의미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지속 가능한 선택을 해야 합니다.”
한편 제13기 리더스 아카데미 다음 일정은 오는 11일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황현필 역사바로잡기연구소 소장의 강연으로 이어진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