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APEC “평화는 ‘싸울 필요 없게 만드는 것’”
2025년 11월 01일(토) 15:35
이 대통령, 햇볕정책 계승·억지와 대화 병행 천명 대북 선제 신뢰조치 시사
“트럼프 피스메이커” 기대, 한중 경제협력 재가동…한일 “걱정 사라졌다”

1일 이재명 대통령이 APEC 회의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1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언급하며 “억지력과 대화, 타협, 설득, 공존과 번영의 희망이 있어야 비로소 평화와 안정이 가능해진다. 싸울 필요가 없게 만드는 평화를 만드는 게 가장 확고한 안보”라고 강조했다.

또 한중관계는 협력 강화가 필요하고,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에 대해서도 훌륭한 정치인이라고 평가하면서 “걱정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북측이 여러 계기에 적대적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끝이다, 안 된다’고 생각하지 않고, 변화의 과정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하나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과거보다 표현의 강도가 매우 많이 완화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특히 “비록 북측이 대한민국 정부에 대해 의심하고, 화내고, 적대적으로 행동하고 있지만 이 의심과 대결적 사고를 바꾸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우리가 선제적으로 북측이 안심하고 조금이라도 남측을 믿을 수 있게 만들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들을 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런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는 법적으로는 여전히 휴전 중이고, 휴전협정의 당사자는 대한민국이 아닌 미국이었다”며 “그래서 북한은 미국과 협의하고 미국으로부터 체제 안전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그렇게 행동한다”고 했다.

남북관계에서 미국의 역할에 대해서는 “남북 간 대화만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려 해도 뚜렷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미국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중국, 러시아의 역할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미국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또 “그래서 미국의 역할을 인정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피스메이커 역할을 잘하도록 하는 게 대한민국의 평화를 확보하는 길”이라며 “페이스메이커 역할은 계속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중 관계와 관련해 “단순한 관계 회복을 넘어서 서로에게 도움 되는 협력의 길을 다시 찾아가야 한다”면서 “외형적으로는 특별히 문제가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관계가 완전히 정상화되거나 회복돼 있다고 보기 어려운 상태”라고 진단했다.

또 “그래서 실질적인 관계 회복과 협력 강화가 꼭 필요하고, 거기에 주안점을 두고 논의하려고 한다. 가장 중요한 (협력) 분야는 경제 분야가 될 것”이라면서 “한국과 중국은 여러 부문에서 경쟁하는 관계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선 협력하는 관계이며 국가 간 관계는 매우 복합적이어서 협력과 경쟁·대결이 공존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미국도 중국과 경쟁하고 갈등하며 적대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이면에선 협력하고 거래하고 지원하고 있다”며 “대한민국과 중국의 관계도 마찬가지로, 지리적으로 가깝고 경제적으로 서로 깊이 의지하고 협력하는 관계”라고 설명했다.

한일관계 전망에 대해서는 “있는 문제는 직시하고 미래를 향해 함께 손을 잡고 나아가 한국과 일본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로 충분히 발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회담 소감 및 앞으로의 한일관계 전망에 대해서는 “아주 좋은 느낌을 받았다. 걱정이 다 사라졌다”며 “앞으로 한일관계는 잘 협력해서 지금보다 훨씬 나은 단계로 나아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경주= 글·사진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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