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데 언제 하려고 이러나… ”
2025년 10월 13일(월) 15:35
200억 투입 무안 운남면 양곡지구 배수 개선 사업 늦장 논란
현장사무실도 없고 사업용지도 매입 않한 채 자재만 발주해

지난 8월 집중호우가 내려 피해를 입은 운남면 연리·성내리 들녘.

무안 운남면 양곡지구 배수 개선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지역 주민의 원성을 사고 있다. 상습침수 지역의 농민 피해를 막겠다며 추진하고 있지만, 현장사무실도 없고 사업용지도 한 필지도 매입하지 않은 채 사업과 자재만 발주하는 등 감독 부실과 현장 관리가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무안 운남면 양곡지구는 매년 반복되는 침수 피해를 겪어 농작물 재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도 지난 7월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305㎜의 집중폭우가 쏟아졌고 2주 뒤인 8월3일부터 이틀간 또다시 288.5㎜(시간당 118.5㎜)의 집중호우가 내려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양곡지구 배수 개선 사업은 매년 반복되는 침수와 가뭄으로 고통받는 지역 농민들의 숙원사업으로 농림축산식품부가 국비 204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공사다.

운남면 연리 일원 263ha를 대상으로 배수장 4개소, 배수문 2개소 설치와 배수로 6.2㎞ 신설·확장하는 사업이다. 여기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양곡2지구(성내리 일원 65ha) 정비사업에 67억원을 전액 국비로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무안군은 지난 5월 해당 사업을 긴급 발주해, 6월12일 A 건설사와 86억7000여만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선급금 15억 2000여만원을 지급하고, 감리·자재·기계 등 22개 업체와 총 120억여원 규모의 계약을 추가로 체결했다.

하지만 착공 5개월이 지나도록 현장 사무실조차 마련되지 않은 채 공사가 사실상 멈춰 있는 상태로 있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군은 집중호우 피해 방지를 위해 배수로 신설, 배수장 확충 등 긴급 대책을 내세웠지만, 현장에는 장비도 인력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역 한 주민은 “수백억짜리 국비 사업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하더니, 정작 현장은 조용하다”라며 “현장 사무실도 없이 사업이 진행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비가 쏟아질 때마다 물에 잠기는데, 정부 돈만 내려오고 사업은 제자리”라며 “행정이 보여주기식으로 흘러가는 것 아니냐”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무안군 관계자는 “현재 행정 절차와 설계 보완이 진행 중이며, 정리되는 대로 현장 관리 강화해 차질 없이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무안=김민준 기자 ju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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