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과동 SRF ‘민·관 TF’ 발족…‘악취 고통’ 사라질까
2025년 08월 20일(수) 20:40
효천지구 주민들 “늦었지만 환영” 속 “행정조치 늦어질라” 우려도
상시 악취 측정 시스템 도입·결과 투명한 공개 등 논의 진행돼야

광주시 남구 양과동 광역위생매립장 전경. <광주일보 자료사진>

광주시가 남구 양과동 가연성폐기물연료화시설(SRF) 시설의 악취 공해에 대해 민·관 합동 TF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효천지구 주민들 사이에서는 뒤늦게라도 TF가 꾸려진 만큼,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서둘러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광주시는 21일 남구 효천지구 일대 SRF 악취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중심으로 ‘민관 합동 TF’를 발족하고 첫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TF는 효천지구 일대 주민대표 6명과 광주시·남구 담당 부서장, 광주시의회·남구의회 의원, 환경 전문가 등 15명 안팎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단장은 정형윤 광주시 기후환경국장이 맡는다.

광주시는 21일 첫 회의에서 TF 인원 구성에 대한 논의와 더불어 최근 악취 측정 결과에 대한 설명 등을 할 계획이다. 더불어 SRF 시설 운영사인 청정빛고을(대표사 포스코이앤씨) 측으로부터 받은 모든 자료를 TF에 공유하겠다는 방침이다.

효천지구 주민들은 광주시와 남구가 악취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데 환영 의사를 보이는 한편, TF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3년 동안 주민들이 민원을 지속 제기하며 악취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는데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다가 논란이 커지고 나서야 뒤늦게 TF를 꾸리니 보여주기식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TF 회의로 합의점을 도출하는 데만 집중하다 보면 SRF 시설에 대한 신속한 행정 조치가 늦춰질 지 모른다는 우려도 내비치고 있다.

결국 의문을 불식시킬 만큼 실질적인 대책 논의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주민들 입장이다. 특히 상시적인 악취 측정 시스템을 도입하고 측정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논의가 신속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재성 효천2지구 중흥아파트 입주민 대표는 “효천지구 주민 3만여 명은 당장 오늘 밤에도 악취를 맡으며 잠들어야 하는데, 어느 세월에 TF 회의를 열고 해결책을 만들 수 있겠느냐”며 “TF가 보여주기식에 그치지 않으려면 상시 악취 측정 시스템을 도입하고 신속하고 실질적인 행정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효천지구 주민인 최복단(여·79)씨는 “악취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수년 전부터 사거리 일대에서 시위하고 요구했던 것들이 지금까지도 이행되지 않았는데 지금이라고 뭐가 달라질지 의문이다”며 “광주시가 포스코이앤씨와 2100억 원대의 소송을 하고 있는 점도 마음에 걸린다. 행정적인 절차와 대응에 대해 잘 모르는 주민들의 답답함을 해소하는 차원에서라도 TF의 대응 속도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TF를 발족한 것은 올해 들어 악취 민원이 급격히 증가한 데 따른 것이자 서로 머리를 맞대고 주민 요구사항과 전문가 의견을 모으기 위한 절차다”며 “주민들의 요구 사항을 충분히 반영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 SRF시설은 생활폐기물을 선별, 파쇄, 건조해 고형연료화하는 작업을 하는 곳으로 일일 800t의 폐기물 처리가 가능하며 예정된 운영기간은 오는 2032년 1월까지다. 남구에는 악취와 관련된 민원이 지난 2023년 18건, 2024년 56건, 올해 105건 접수됐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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