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젖소도 지쳤다”…원유 생산 감소로 지역 베이커리 생크림 수급 불안
2025년 07월 30일(수) 17:35
원유 평균 집유량 5~10% 줄어…생크림 등 유제품 생산량도 감소
이달 생크림 소매가 2만원…한달 전보다 2배↑

/클립아트코리아

축산 농가에서 생산되는 원유가 줄어들면서 생크림 등 주요 유제품 공급이 감소하고 있다. 광주를 비롯한 전국적으로 폭염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생크림을 주로 사용하는 영세 카페·베이커리 등은 2배 이상 뛴 국내산 생크림 가격에 제품 생산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등 속앓이를 하고 있다.

30일 서울우유협동조합에 따르면 최근 원유 생산량은 1810t으로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과 비교해 6.7% 감소했다. 앞서 낙농진흥회, 매일유업 등 관련 업계에서도 최근 평균 집유량이 5~10%가량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원유 생산이 감소한 것은 잇따른 폭염 때문이다. 국내 사육 젖소의 99%를 차지하는 홀스타인 종은 통상적으로 기온이 27도 이상일 때 더위에 지쳐 사료를 잘 먹지 않고, 원유 생산량도 줄어들게 된다.

매년 7~8월께 더위가 시작되면 원유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원유 중 저지방군을 활용해 만드는 생크림 생산량 감소로 이어진다.

생산량 자체가 줄어들다 보니 대형마트에서도 생크림을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광주 소재 대형마트 관계자는 “7~8월에는 도매를 통해 베이커리 등 생크림을 많이 사용하는 업체가 필요한 분량도 부족하기 때문에 대형마트에서 납품받을 수 있는 생크림 물량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생크림 물량이 부족해지다보니 가격은 1달 새 2배 가까이 뛰었다. 온라인 커머스 ‘쿠팡’에서 생크림은 지난달까지 500㎖ 2팩이 1만원가량에 거래됐지만, 현재 2만원을 넘어섰다.

생크림 가격이 급등하다보니 거대 프렌차이즈 베이커리 등은 정기 계약 등을 통해 물량을 비축하는 등 비교적 영향을 조금 받았지만, 지역 소재 소규모 베이커리 자영업자의 경우 메뉴 교체 및 생크림 제품 생산량 조정 등에 나서고 있다.

광주 대표 베이커리 ‘궁전제과’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생크림 공급에 문제가 없지만, 향후 지속적으로 수급이 어려워질 경우 대체 메뉴를 내놓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주시 영산포에서 ‘카페 파밀리에’를 운영 중인 염주연(여·39)씨는 “10년째 여름마다 ‘생크림 대란’을 겪다 보니 6월 말쯤에 1달 정도 쓸 분량의 생크림을 미리 사두는 편”이라며 “다 떨어지게 되면 급한 대로 외국산 생크림을 활용한 품목을 새로 내놓거나, 이익을 조금 내려놓더라도 비싼 국산 생크림을 구하는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소규모 자영업자의 경우 빵 생산량 자체를 줄이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소규모 제과점을 운영하는 김철진(53)씨는 “생크림 빵의 경우 가격이 2배 이상 오른 만큼, 생산량을 하루 100개에서 50개로 줄였다”며 “최근 소비쿠폰 덕분에 손님이 늘어서 한숨 돌리고 있지만, 생크림을 비롯해서 원재료 값이 워낙 많이 올랐다보니 먹고 살기 힘든 건 매한가지”라고 토로했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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