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책임 ‘3각 협상’에 시내버스 파업 장기화
2025년 06월 19일(목) 00:00
광주 시내버스 파업이 10일째 이어지고 있지만 협상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비노조원 운전기사와 전세버스를 투입해 운행률을 80%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불편은 물론 노선에 투입된 운전기사들의 피로도 커지고 있다.

대중교통의 핵심인 시내버스 파업은 승용차를 보유하지 않은 교통 취약계층에겐 더 큰 불편으로 다가온다. 연일 찜통더위까지 이어지다보니 출퇴근 시민들은 물론 교통 약자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지만 파업의 원인인 임금협상은 답보상태다.

준공영제인 탓에 광주 시내버스 협상은 노조와 사측 외에 혈세를 지원하는 광주시라는 3자간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3자 모두 각자의 입장에서 목소리를 낼 뿐 상대편의 주장에는 귀 기울이지 않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노조는 당초 임금 8.2% 인상 요구에서 물러나 5% 인상안부터 다시 논의하자고 말하고 있지만 사측은 파업 중단이 우선이고 2.5% 인상안부터 얘기하자는 입장이다.

광주시는 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안인 3% 인상을 노조가 수용하라고 요구할 뿐 중재자 역할에선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광주시는 동시에 시민들을 상대로 운전원 임금 인상률과 시내버스 요금 조정 등에 대한 의견을 묻고 있다. 답답한 마음에 시민들의 여론을 활용해 파업을 타결하고 이참에 다른 특·광역시에 비해 300~400원 싼 버스요금 인상 명분을 쌓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노사가 타협점을 찾는 것이 원칙이지만 준공영제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광주시의 조정자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더 이상 파업이 장기화 돼선 안된다. 필요하다면 시민들을 상대로 버스요금 현실화를 설득해 만성 적자 해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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