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예방접종 중단하는 보건소…아이 키우기 힘드네
2025년 06월 18일(수) 19:25 가가
전남지역 보건소 내 공중보건의(공보의)들이 소아 예방접종을 맡기를 꺼리면서 ‘민간 위탁’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전남도에 따르면 화순군보건소는 지난 5일부터 12세 이하 소아에 대한 예방접종을 전면 중단했다.
화순군보건소는 그동안 접종을 맡아온 공보의가 접종 후 발생할 수 있는 아나필락시스(알레르기성 쇼크) 등 응급상황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내며 접종을 거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방 접종 뒤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응급상황에 대응할 인프라가 없는 보건소 구조상 쇼크 등 이상반응에 즉각 대응할 수 없는데다, 후속 조치를 위해 이송할 2차 병원이 인근에 없다는 점도 공보의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했다는 게 의료계 분석이다.
화순보건소는 공보의 거부 입장에 따라 보건복지부와 전남도에 유권 해석을 의뢰, ‘전문영역이 아닌 경우 거부가 가능하다’는 회신을 받고 민간에 예방 접종을 위탁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보건복지부는 ‘의사가 전문과목 영역 또는 고난이도의 진료를 수행할 전문지식 또는 경험이 부족한 경우’를 ‘진료거부의 정당한 사유’로 적시하고 있다.
화순보건소는 이같은 점을 들어 인근 소아청소년과 의원이나 광주 지역 의료기관으로 접종 희망자를 유도하고 있다.
화순군은 또 향후 이뤄질 추경안 편성 과정에서 의료기관 위탁 시행에 따른 예산을 확보해 소아 예방접종 업무를 민간 병·의원에 위탁키로 했다.
화순군 보건소 관계자는 “소아예방접종 대상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민간 위탁기관에 대한 안내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면서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순 뿐 아니라 전남의 다른 시·군 보건소도 비슷한 형편이다.
여수시보건소도 소아대상 예방접종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다 시민 불편이 커질 것을 우려해 접종을 이어가기로 했다. 여수보건소 내 공보의도 화순과 같은 비소아과 전공자 1명 뿐이지만 접종 업무를 그대로 맡기로 했다.
목포시보건소는 이미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부터 소아 예방접종을 민간 위탁 체계로 전환한 상태로, 12세 이하 소아 접종은 관내 34개 위탁 의료기관으로 넘겼다.
전남지역 공보의 대부분이 소아과 전공이 아닌데다, 소아과조차 없는 군도 상당수인 점을 고려하면 접종 공백이 불가피한 형편이다. 당장, 12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들은 소아 예방 접종을 위해 군에서 차로 몇 시간 걸리는 시 단위 지역으로 옮겨가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는 형편이다.
전남도 안팎에서는 저출생으로 시·군의 소아과를 찾아볼 수 없는 현실과 공중보건의 감소, 보건소의 구조적 한계 등이 맞물리면서 발생하고 있는 열악한 지역 의료의 현실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남의 경우 올해 지역 보건소와 보건지소에 배치된 공보의는 의과 145명, 치과 107명, 한의과 177명 등 429명으로, 지난 2023년(534명), 2024년(487명) 등에 견줘 감소했다.
공보의 감소 문제는 최근 공보의 복무 기간(36개월)이 길고 수련 단절에 대한 부담 등으로 복무 기간이 더 짧은 일반 현역병 복무를 선호하는 추세다. 시·군의 경우 공보의 한 명이 여러 읍·면을 돌아가면서 진료를 보는 만큼 진료 부담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의료 취역지역이 많은 전남의 경우 공보의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데, 매년 감소하고 있어 지역의 취약한 의료 현실을 보완할 지역의사 확충과 국립의대 설립 등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18일 전남도에 따르면 화순군보건소는 지난 5일부터 12세 이하 소아에 대한 예방접종을 전면 중단했다.
화순보건소는 공보의 거부 입장에 따라 보건복지부와 전남도에 유권 해석을 의뢰, ‘전문영역이 아닌 경우 거부가 가능하다’는 회신을 받고 민간에 예방 접종을 위탁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화순군은 또 향후 이뤄질 추경안 편성 과정에서 의료기관 위탁 시행에 따른 예산을 확보해 소아 예방접종 업무를 민간 병·의원에 위탁키로 했다.
화순군 보건소 관계자는 “소아예방접종 대상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민간 위탁기관에 대한 안내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면서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순 뿐 아니라 전남의 다른 시·군 보건소도 비슷한 형편이다.
여수시보건소도 소아대상 예방접종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다 시민 불편이 커질 것을 우려해 접종을 이어가기로 했다. 여수보건소 내 공보의도 화순과 같은 비소아과 전공자 1명 뿐이지만 접종 업무를 그대로 맡기로 했다.
목포시보건소는 이미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부터 소아 예방접종을 민간 위탁 체계로 전환한 상태로, 12세 이하 소아 접종은 관내 34개 위탁 의료기관으로 넘겼다.
전남지역 공보의 대부분이 소아과 전공이 아닌데다, 소아과조차 없는 군도 상당수인 점을 고려하면 접종 공백이 불가피한 형편이다. 당장, 12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들은 소아 예방 접종을 위해 군에서 차로 몇 시간 걸리는 시 단위 지역으로 옮겨가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는 형편이다.
전남도 안팎에서는 저출생으로 시·군의 소아과를 찾아볼 수 없는 현실과 공중보건의 감소, 보건소의 구조적 한계 등이 맞물리면서 발생하고 있는 열악한 지역 의료의 현실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남의 경우 올해 지역 보건소와 보건지소에 배치된 공보의는 의과 145명, 치과 107명, 한의과 177명 등 429명으로, 지난 2023년(534명), 2024년(487명) 등에 견줘 감소했다.
공보의 감소 문제는 최근 공보의 복무 기간(36개월)이 길고 수련 단절에 대한 부담 등으로 복무 기간이 더 짧은 일반 현역병 복무를 선호하는 추세다. 시·군의 경우 공보의 한 명이 여러 읍·면을 돌아가면서 진료를 보는 만큼 진료 부담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의료 취역지역이 많은 전남의 경우 공보의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데, 매년 감소하고 있어 지역의 취약한 의료 현실을 보완할 지역의사 확충과 국립의대 설립 등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