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광등도 안 켜지는 ‘깡통 순찰차’ 논란
2025년 06월 15일(일) 19:40 가가
신형 불구 112시스템 태블릿 미설치…전남 보급 6대 임무 수행 불가능
신정훈 의원 지적…일부 표준 사양과 맞지 않고 부실 납품 문제 발생도
신정훈 의원 지적…일부 표준 사양과 맞지 않고 부실 납품 문제 발생도
경찰이 최근 전국에 보급한 신형 순찰차가 112시스템이 설치돼 있지 않고 경광등조차 작동하지 않아 현장에 투입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적인 장치도 마련되지 않은 ‘깡통 순찰차’가 보급되면서 전남 지역의 일선 경찰서에서는 기껏 받은 차량을 경찰서에 주차해 둔 채 운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15일 더불어민주당 신정훈(나주·화순) 의원이 전국 시·도경찰청에 요청한 고속순찰차 및 SUV순찰차 보급 현황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 2일 전남경찰청과 대구경찰청, 경북경찰청 등 3곳에 순찰차를 보급했다. 보급된 순찰차는 그랜저와 넥쏘 등 2종이다.
전남경찰청은 고속도로순찰대에 고속순찰차 5대를, 목포경찰서에 SUV 순찰차 1대를 보급받았다.
다만 이들 차량은 보급받은 지 2주일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도 운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보급받은 차량에 112시스템 태블릿이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112시스템 태블릿은 경찰관들이 사용하는 태블릿이다. 112 시스템과 연동돼 긴급 신고 처리 및 현장 상황 파악을 돕는 장비로, 지난 2016년부터 전국 순찰차에 도입됐다.
112시스템 태블릿은 멀티캠, 블랙박스 확인, 경광등 제어 등 순찰차 전반의 기능을 통합 관리하고 있어 순찰차의 필수 장치로 자리잡았으나, 기본적인 장비조차 설치되지 않은 것이다.
순찰차를 보급받은 다른 지역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대구경찰청은 대구동부경찰서와 대구달성경찰서에도 각각 한 대씩 순찰차를 보급받아 운행까지 하고 있으나, 태블릿에는 통합디바이스·멀티캠·경광등·블랙박스 등 기능이 ‘연결되지 않은’ 상태로 표시돼 작동을 못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구동부경찰서 차량은 차량 디스플레이에서 순찰차 앱조차 표출되지 않는 상태다.
경북경찰청은 고속순찰차 13대를 보급받아 교통과 고속도로순찰대에 배정했는데, 태블릿뿐 아니라 차량용 무전기까지 설치되지 않은 상태라 13대를 모두 운행하지 못하고 있다. 경북경찰청은 오는 17일 태블릿을 이전설치 후 작동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전남경찰 관계자는 “당장 보급받은 순찰차를 운행할 수는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순찰차를 보급 받고 통신 시스템 등 기본 장비가 갖춰지기까지는 어쩔 수 없이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만 알고 있다”며 “장비가 제대로 장착돼 운행할 수 있게 되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전국에 배치된 신형 넥쏘·그랜저 고속순찰차 125대 중 21대에서 표준 사양과 맞지 않는 경광등이 설치되거나 구조 변경 승인을 받지 않은 전광판이 달리는 등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청은 지난해 491억원을 투입해 노후 순찰차 959대를 교체하겠다고 나섰다. 일반 차량에 랩핑을 해 순찰차 외관을 갖추고 전용 장비를 장착해 납품받는 방식이다.
지난달에는 납품 대상인 순찰차 중 343대(225억원 상당)가 납기일을 수개월 넘기고도 납품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중 늦게나마 납품된 일부 순찰차에서 부실 납품 문제까지 발생한 것이다.
신정훈 의원실 관계자는 “순찰차는 일선 경찰관에게 사무실이나 다름없는데, 차량을 제대로 만들지도 않고 보급을 한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라며 “일각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순찰차 제어 시스템 납품을 특정 업체에 몰아주고, 부적격 차량에 대해 적격 처리를 해줬다는 등 불법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나오고 있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기본적인 장치도 마련되지 않은 ‘깡통 순찰차’가 보급되면서 전남 지역의 일선 경찰서에서는 기껏 받은 차량을 경찰서에 주차해 둔 채 운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남경찰청은 고속도로순찰대에 고속순찰차 5대를, 목포경찰서에 SUV 순찰차 1대를 보급받았다.
다만 이들 차량은 보급받은 지 2주일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도 운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찰차를 보급받은 다른 지역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대구경찰청은 대구동부경찰서와 대구달성경찰서에도 각각 한 대씩 순찰차를 보급받아 운행까지 하고 있으나, 태블릿에는 통합디바이스·멀티캠·경광등·블랙박스 등 기능이 ‘연결되지 않은’ 상태로 표시돼 작동을 못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구동부경찰서 차량은 차량 디스플레이에서 순찰차 앱조차 표출되지 않는 상태다.
경북경찰청은 고속순찰차 13대를 보급받아 교통과 고속도로순찰대에 배정했는데, 태블릿뿐 아니라 차량용 무전기까지 설치되지 않은 상태라 13대를 모두 운행하지 못하고 있다. 경북경찰청은 오는 17일 태블릿을 이전설치 후 작동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전남경찰 관계자는 “당장 보급받은 순찰차를 운행할 수는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순찰차를 보급 받고 통신 시스템 등 기본 장비가 갖춰지기까지는 어쩔 수 없이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만 알고 있다”며 “장비가 제대로 장착돼 운행할 수 있게 되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전국에 배치된 신형 넥쏘·그랜저 고속순찰차 125대 중 21대에서 표준 사양과 맞지 않는 경광등이 설치되거나 구조 변경 승인을 받지 않은 전광판이 달리는 등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청은 지난해 491억원을 투입해 노후 순찰차 959대를 교체하겠다고 나섰다. 일반 차량에 랩핑을 해 순찰차 외관을 갖추고 전용 장비를 장착해 납품받는 방식이다.
지난달에는 납품 대상인 순찰차 중 343대(225억원 상당)가 납기일을 수개월 넘기고도 납품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중 늦게나마 납품된 일부 순찰차에서 부실 납품 문제까지 발생한 것이다.
신정훈 의원실 관계자는 “순찰차는 일선 경찰관에게 사무실이나 다름없는데, 차량을 제대로 만들지도 않고 보급을 한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라며 “일각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순찰차 제어 시스템 납품을 특정 업체에 몰아주고, 부적격 차량에 대해 적격 처리를 해줬다는 등 불법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나오고 있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