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금호타이어 화재 중금속 측정 결과 2주 넘게 미공개 왜?
2025년 06월 12일(목) 20:40
보건환경연구원 지난달 28일 전달…시 “측정값 판단할 기준 없어서”
전년보다 납 최대 4배 이상 검출…벤조피렌은 연평균보다 5배 증가
당초 ‘미미한 수준’ 발표 파장에 실수 반복 안하려 공개 저울질하나
광주시가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 ‘완진’(20일) 이후 보건환경연구원(이하 보건연)의 대기 중 중금속 측정 결과를 전달받고도 2주 넘게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시는 시민들의 불안감을 감안해 중금속 측정에 나서 당시 화재 이후 중금속 검출량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사실을 확인하고도,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비판을 사고 있다.

12일 보건연에 따르면 연구원은 금호타이어 화재 ‘완진’ 선언이 내려진 뒤인 지난달 20일부터 27일까지 공장 화재 현장 인근에서 대기 중 6개 중금속 물질의 농도를 측정한 뒤 지난달 28일 광주시에 결과를 전달했다.

보건연구원의 측정 결과, ‘잔불 진화’ 작업이 이뤄지던 25일에는 납이 ㎥당 0.02530㎍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전년도 5월 기준 도시 전체 납 검출 평균 0.00648㎍에 비해 최대 4배 이상 뛰었다.

카드뮴(0.00030㎍), 크롬(0.00120㎍), 구리(0.00850㎍), 철(0.36340㎍), 니켈(0.00090㎍) 등도 검출됐다.

전년도 광주시 평균 농도인 납 0.00648㎍, 카드뮴 0.00019㎍, 크롬 0.00066㎍, 구리 0.00505㎍, 철 0.30716㎍, 니켈 0.00123㎍ 보다 높은 수치다.

지난달 27일 이후에 측정한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도 급증했다. PAHs는 화재 시 발생할 수 있는 2개 이상의 벤젠 고리를 가진 유기 오염 물질로 이중 벤조(a)피렌을 포함한 16종의 물질은 국제보건기구 산하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우선 대상 오염 물질’로 지정해 관리중이며 벤조피렌을 인간에서 암을 유발하는 확실한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기준 벤조(g,h,i)피렌은 ㎥당 0.46ng이 검출됐는데, 이는 연평균 0.09ng에 비해 5배 증가한 수치였다. 벤조(k)플루오란텐도 0.27ng 검출돼 연평균(0.09ng)의 3배에 달하는 수치를 보였다.

유독성 VOCs도 연평균 수치에 견줘 높은 수치가 나왔다. 톨루엔도 3.117ppb(연평균 1.29ppb), 에틸벤젠 1.772ppb(0.17ppb), 자일렌 0.689ppb(0.19ppb) 등도 연평균 검출량보다 눈에 띄게 높은 수치가 검출됐다.

광주시는 이같은 측정 결과를 받고도 현재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중금속 측정 결과와 관련, 측정된 값이 얼마나 위험한지 판단할 기준이 없다는 게 비공개 사유다.

앞서, 광주시는 관련법 등에 따라 사용금지된 기준을 자의적으로 취사·선택해 비교한 뒤 ‘미미한 수준’이라는 식의 보도자료를 내 시민들에게 ‘안전하다. 외출해도 문제없다’는 시그널을 줬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투명한 정보 공개에는 인색하면서 자의적으로 판단 기준을 내리고 선별적으로 정보를 공개하는 이중적 행태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공개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흘러나온다.

광주시 관계자는 “공개하려고 준비중”이라며 “TF 위원들이 시민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구체적인 장소 등을 명시해주라는 의견이 있어서 준비하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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