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후보 토론회 방식과 질문에 대한 제안 - 배현 광주시교육청 해양수련원 운영과장
2025년 06월 11일(수) 21:30
어느 덧 교직에 발을 디딘지 25년 째가 지나가고 있다.

내가 과연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필요한 교과 전문성과 삶을 긍정하고 꿈을 키워줄 수 있는 사랑과 인간성을 지닌 사람이었는지 늘 자문해 본다. 교과 전문성은 맡은 과목에 대하여 스스로 열심히 공부하고 수업을 잘하는 교사가 되고 싶어서 부단히 애를 썼기 때문에 부족하지만 부끄러움은 없다. 후자가 문제다. 학생들에게 늘 사랑의 원자탄을 쏟아붓지 못했다는 점, 아이들의 실수에 너그럽지 못하고 너무 엄격한 선생님이었다는 점 등이 교직 생활 내내 항상 마음에 걸렸다.

일개 교사인 나도 자신이 맡고 있는 공직 생활에 적격 여부를 평생 동안 스스로 점검하며 반성해오고 있다. 그런데 하물며 5000만명의 삶을 5년 동안 책임지겠다는 21대 대통령 선거 후보들의 TV 토론 모습을 보면서 아쉬움이 무척 컸다. 21대 대선 후보 토론회는 토론 방식과 내용 모두 국민의 눈높이에 충족되지 못했다. 이번 토론회처럼 경제면 경제, 외교면 외교와 같은 토론 주제가 정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해진 주제에 대한 토론이 되지 못하는 경우도 없었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대선 후보 토론회 방식으로 확실하게 변화해야 한다. 네거티브 토론이 아닌 포지티브 선거, 정책 선거가 되도록 먼저 토론 방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가장 먼저 선관위는 대선 후보 토론회 중에 주제를 벗어난 발언, 부정어 사용, 정책과 무관한 인신 공격성 발언 횟수에 대한 객관적 통계를 내서 토론회가 끝나고 국민들에게 통계치를 제시했으면 좋겠다. 사전에 후보자들에게 이와 같은 토론 규칙을 안내하고 토론 후에는 국민들에게 객관적인 통계치를 제시해야 한다.

또한 지금까지 어떤 역할도 하지 못하는 수동적인 토론 진행자의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후보자가 주제를 벗어난 발언을 할 경우 사회자가 경고하고 2번 이상 어기면 후보자의 마무리 발언 시간을 줄이는 등의 벌점을 주어 주제에 맞는 대선 후보 토론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셋째 토론 방식이 세 번은 정책 토론을 하고 마지막 토론회는 후보자의 삶과 됨됨이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면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인생에 대하여 유권자에게 호소함으로써 유권자에게 후보자의 삶과 됨됨이를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면 한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대선 후보 토론회를 만들기 위하여 선관위는 마지막 4차 토론회에는 반드시 후보자들에게 다음의 세 가지 질문을 강제로라도 했으면 한다. 첫째, 후보자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 아닌 타인(공공)을 위하여 희생하거나 헌신한 인생 이력에 대하여 말해 보시오. 둘째, 내가 생각하는 상대방 후보의 장점에 대해서 한 가지 이상 말하시오. 셋째, 상대방 후보의 공약 중에서 저 공약만큼은 내가 당선되면 가져다 실행해 보고 싶은 공약을 말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시오.

첫째 질문은 공부만 잘해서 이기적으로 자신의 부귀영화만을 위해서 살아왔는지? 정말로 타인을 위하여 살아온 삶의 이력과 공적 헌신, 리더십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함이다. 두 번째 질문은 네거티브에 지치고 포지티브 토론을 원하는 국민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함과 동시에 상대방 후보에 대한 존중이 있는지 후보자의 인격을 알아보기 위함이다. 셋째 질문은 후보자가 훌륭한 정책이라면 상대방의 정책도 반영하여 쓸 수 있는 개방적인 태도와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겸손함을 평가하기 위함이다.

마지막으로 선관위는 사전에 대선 후보 토론회 방식과 질문을 공개적으로 국민들에게 묻고 함께 의논해서 결정한다면 좀 더 수준 높은 대선 후보 토론,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대선 후보 토론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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