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긴 줄 주변 도로까지 … “유능한 대통령 뽑아야죠”
2025년 05월 29일(목) 20:15 가가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생애 첫 투표 고교생 등 아침부터 북적
“살기 좋은 나라” “내란 종식 리더십 필요”…저마다 새 정부에 기대감
“살기 좋은 나라” “내란 종식 리더십 필요”…저마다 새 정부에 기대감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일인 29일 광주시 북구 남도향토음식박물관에 마련된 삼각동 사전투표소에 육군 보병 제31사단 장병들이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9일 광주·전남 사전투표소들은 유권자들의 발걸음으로 붐볐다.
평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각 투표소에는 이른 시간부터 긴 줄이 형성됐고, 유권자들의 표정에는 진지함과 기대감이 함께 담겨 있었다.
이날 오전 광주시 북구 전남대학교 용지관 컨벤션홀에 마련된 용봉동 사전투표소에는 인근 학생과 교직원은 물론 주변 지역 주민들도 일찌감치 찾아와 한 표를 행사했다. 특히 투표소 입구까지 보행 보조 기구를 밀고 온 고령 유권자들도 눈에 띄었다.
휠체어를 탄 아내와 함께 사전투표소를 방문한 정갑실(75)씨는 “능력 있고 실력 있는 사람을 뽑기 위해 아침 일찍 사전투표소를 찾았다”며 “이번 대통령은 국민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이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김상렬(26)씨는 “공약이 현실성 있고 정치 포퓰리즘에 휘둘리지 않는 후보에게 투표했다”며 “당선된 대통령은 국민연금 개혁을 현실화하고 나라 망신시키지 않는 사람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투표소 분위기는 차분하면서도 활기찼다. 안내 요원들은 유권자들의 동선을 정리했고 기표소 앞에는 일정 간격을 두고 줄을 선 유권자들이 차례를 기다렸다. 신분증을 꺼내 들고 대기하는 유권자들의 손끝에는 ‘국정을 바로잡고 싶은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12·3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을 경험한 국민들은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된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혼란스러운 정국 속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컸다.
대구가 고향인 정수정(여·24)씨는 “이런 조기 대선이 더는 없었으면 좋겠다”며 “분열을 넘고 진보와 보수의 목소리를 통합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 주인공인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 여사도 사전투표를 위해 전남대를 찾았다.
김 여사는 “차기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짧지만 힘주어 말했다.
이윤선·김보현(여·23)씨는 “20대의 투표율이 높으면 청년 정책을 더 많이 만들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투표했다”며 “차기 정부는 저출산, 연금 정책 등 미래 세대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전남의 사전 투표 열기도 뜨거웠다. 화순읍의 유일한 사전 투표소인 화순군민 종합문화센터도 이른 시간부터 유권자들의 발길이 잇따랐다.
일찍 투표에 참여하려는 유권자들이 몰리면서 장사진을 이뤘는데, 2층에 마련된 투표소에서부터 문화센터 외부까지 100m 가량의 대기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투표를 하려면 30분 이상은 기다려야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 곳 외에도 과거 선거에서 사전 투표율이 높았던 전남은 사전 투표소 곳곳의 모습도 비슷했다.
광산구 수완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 투표소도 시민들로 붐볐다. 점심시간을 쪼개 투표소를 찾은 인근 직장인들을 비롯해 대학생, 노인 등 다양한 계층이 사전 투표장을 찾았다. 특히 유권자가 몰린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수완동 행정복지센터 주차장 70면이 가득찼고,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한 시민들의 차량들이 행정복지센터 주변 도로를 따라 줄을 서는 등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자영업자 박정균(34)씨는 “점심을 빠르게 먹고 어머니와 투표소를 찾았다”면서 “자영업자들 먹고 살게 해줄만한 후보에게 투표를 했다”고 말했다.
신원 확인과 투표지 전달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대기줄이 생겨나지는 않았지만, 수많은 유권자들이 오가면서 3층에 마련된 투표장 앞에서 투표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투표를 마친 시민들은 ‘수완동 사전 투표소’라고 적힌 출력물 앞에서 손등에 찍은 투표 도장을 내보이며 기념 사진을 찍는 등 투표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오가는 시민들 사이로 오토바이를 타고 행정복지센터 입구에 도착한 배달노동자 최윤석(42)씨는 “배달 주문 요청이 많은 시간이지만, 우연히 사전 투표소 옆을 지나가다 내친김에 투표하자는 생각에 들르게 됐다”며 “갈등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줄 후보가 대통령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참정권을 얻게 된 광주지역 학생 유권자도 생애 첫 투표권을 행사했다.
광주 고등의회 최장우 의장(광주서석고 3년)을 비롯해 광덕고 부회장 하유성(3년)군, 광주여고 학생회장 노명선(3년)양, 김지연(3년)양 등 4명은 29일 화정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 투표를 실시했다. 이들은 이번 선거에서 생애 첫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 학생 유권자다.
최장우 의장은 “이번 선거가 개인적으로 생애 첫 투표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선거이기에 더욱 신중하게 고민했다”며 “고등의회 의장으로서 민주 시민의 권리를 솔선수범하겠다는 마음으로 사전투표에 임했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앞으로 더 나아가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유성 부회장은 “처음으로 투표권을 갖게 됐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았지만, 실제 투표에 참여하며 책임감을 갖게 됐다”며 “내가 행사한 한 표로 국가의 미래에 직접 참여한다고 생각하니 무척 의미 있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노명선 학생회장은 “첫 투표라는 의미있는 기회를 이정선 교육감님과 함께 하게 되어 영광이다”며 “나의 결정이 우리 사회의 미래에 기여하게 된다는 점에서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지연양은 “사회를 바라보는 것을 넘어 직접 참여하는 입장이 되었다는 사실이 낯설면서도 기대된다”며 “정치와 사회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는 시민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제 21대 대선 사전투표는 30일 오후 6시까지 지정된 사전 투표소에서 가능하다.
/특별취재단=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특별취재단=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정경선 인턴기자 redvelvet2761@naver.com
평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각 투표소에는 이른 시간부터 긴 줄이 형성됐고, 유권자들의 표정에는 진지함과 기대감이 함께 담겨 있었다.
휠체어를 탄 아내와 함께 사전투표소를 방문한 정갑실(75)씨는 “능력 있고 실력 있는 사람을 뽑기 위해 아침 일찍 사전투표소를 찾았다”며 “이번 대통령은 국민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이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투표소 분위기는 차분하면서도 활기찼다. 안내 요원들은 유권자들의 동선을 정리했고 기표소 앞에는 일정 간격을 두고 줄을 선 유권자들이 차례를 기다렸다. 신분증을 꺼내 들고 대기하는 유권자들의 손끝에는 ‘국정을 바로잡고 싶은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대구가 고향인 정수정(여·24)씨는 “이런 조기 대선이 더는 없었으면 좋겠다”며 “분열을 넘고 진보와 보수의 목소리를 통합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 주인공인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 여사도 사전투표를 위해 전남대를 찾았다.
김 여사는 “차기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짧지만 힘주어 말했다.
이윤선·김보현(여·23)씨는 “20대의 투표율이 높으면 청년 정책을 더 많이 만들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투표했다”며 “차기 정부는 저출산, 연금 정책 등 미래 세대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전남의 사전 투표 열기도 뜨거웠다. 화순읍의 유일한 사전 투표소인 화순군민 종합문화센터도 이른 시간부터 유권자들의 발길이 잇따랐다.
일찍 투표에 참여하려는 유권자들이 몰리면서 장사진을 이뤘는데, 2층에 마련된 투표소에서부터 문화센터 외부까지 100m 가량의 대기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투표를 하려면 30분 이상은 기다려야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 곳 외에도 과거 선거에서 사전 투표율이 높았던 전남은 사전 투표소 곳곳의 모습도 비슷했다.
광산구 수완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 투표소도 시민들로 붐볐다. 점심시간을 쪼개 투표소를 찾은 인근 직장인들을 비롯해 대학생, 노인 등 다양한 계층이 사전 투표장을 찾았다. 특히 유권자가 몰린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수완동 행정복지센터 주차장 70면이 가득찼고,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한 시민들의 차량들이 행정복지센터 주변 도로를 따라 줄을 서는 등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자영업자 박정균(34)씨는 “점심을 빠르게 먹고 어머니와 투표소를 찾았다”면서 “자영업자들 먹고 살게 해줄만한 후보에게 투표를 했다”고 말했다.
신원 확인과 투표지 전달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대기줄이 생겨나지는 않았지만, 수많은 유권자들이 오가면서 3층에 마련된 투표장 앞에서 투표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투표를 마친 시민들은 ‘수완동 사전 투표소’라고 적힌 출력물 앞에서 손등에 찍은 투표 도장을 내보이며 기념 사진을 찍는 등 투표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오가는 시민들 사이로 오토바이를 타고 행정복지센터 입구에 도착한 배달노동자 최윤석(42)씨는 “배달 주문 요청이 많은 시간이지만, 우연히 사전 투표소 옆을 지나가다 내친김에 투표하자는 생각에 들르게 됐다”며 “갈등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줄 후보가 대통령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참정권을 얻게 된 광주지역 학생 유권자도 생애 첫 투표권을 행사했다.
광주 고등의회 최장우 의장(광주서석고 3년)을 비롯해 광덕고 부회장 하유성(3년)군, 광주여고 학생회장 노명선(3년)양, 김지연(3년)양 등 4명은 29일 화정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 투표를 실시했다. 이들은 이번 선거에서 생애 첫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 학생 유권자다.
최장우 의장은 “이번 선거가 개인적으로 생애 첫 투표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선거이기에 더욱 신중하게 고민했다”며 “고등의회 의장으로서 민주 시민의 권리를 솔선수범하겠다는 마음으로 사전투표에 임했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앞으로 더 나아가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유성 부회장은 “처음으로 투표권을 갖게 됐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았지만, 실제 투표에 참여하며 책임감을 갖게 됐다”며 “내가 행사한 한 표로 국가의 미래에 직접 참여한다고 생각하니 무척 의미 있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노명선 학생회장은 “첫 투표라는 의미있는 기회를 이정선 교육감님과 함께 하게 되어 영광이다”며 “나의 결정이 우리 사회의 미래에 기여하게 된다는 점에서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지연양은 “사회를 바라보는 것을 넘어 직접 참여하는 입장이 되었다는 사실이 낯설면서도 기대된다”며 “정치와 사회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는 시민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제 21대 대선 사전투표는 30일 오후 6시까지 지정된 사전 투표소에서 가능하다.
/특별취재단=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특별취재단=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정경선 인턴기자 redvelvet276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