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시대에도 호남선·전라선 홀대 여전
2025년 04월 04일(금) 00:00
호남선 열차는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의 지역차별을 상징한다. 1968년 착공한 호남선은 복선화가 이뤄지기까지 36년이 걸렸다.

호남 홀대는 고속열차 시대에도 여전해 KTX와 SRT 도입 초기부터 경부선에 비해 속도는 느리고 요금은 비싸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1일로 KTX 개통 21년을 맞아 호남선 운행 실태를 점검해 보니 경부선에 비해 운행 횟수나 좌석 수가 턱없이 적어 지역에선 ‘호남선 표 구하기’가 하나의 민원이 되고 있다. 웬만해선 주말 표를 구하기가 쉽지 않고 평일 표도 2주 전에는 예약해야 할 정도다.

평일 기준 광주 송정역은 하루 46회 운행에 평균 이용객이 7815명인데 반해 경부선인 동대구역은 156회 운행에 1만4152명, 울산역은 71회 운행에 5717명이다. 운행 횟수의 경우 광주는 대구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인구나 경제 규모가 작은 울산보다도 25회나 적다. 운행 간격도 주말 기준 동대구역은 12분, 부산역은 19분이지만 송정역은 48분으로 간극이 크다. 더구나 송정역은 차량 모델 가운데 좌석 수가 가장 적은 ‘KTX-산천’ 비율이 48%로 동대구역(8.3%), 부산역(8.4%)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이렇다 보니 표 구하기 전쟁이 일상이 될 수밖에 없다.

전라선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로 노선의 굴곡이 심해 고속철이라고 부르기가 민망할 정도다. 문제는 지금까지의 호남지역 홀대에 그치지 않고 미래 국가철도망 구축에서도 호남선은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030년까지의 계획을 담은 국토교통부의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경부선은 SRT나 GTX 등 수도권과의 연계망 계획이 있지만 호남선은 빠져 있다.

철도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지방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생명선이다. 정부는 지역민들의 지속적인 고속철 증편 요구에 무대응으로 일관해 왔다. 당장 호남선에 대한 열차 공급을 확대하고 국가철도망 구축에도 반영해 더 이상 호남선이 차별의 상징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의무가 정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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