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이전 민원 봇물…재배치 검토 필요
2025년 04월 02일(수) 00:00
전남지역에서 군부대의 이전을 촉구하는 민원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군부대로 인한 소음 피해 등 주민들이 겪는 직접적인 고통과 개발의 걸림돌을 제거하려는 자치단체의 요구가 맞물린 결과다.

담양군은 창평면에 있는 예비군사격장 이전을 위해 지난해 8월부터 타당성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1981년 들어선 이후 40년 넘도록 소음 피해를 입어왔고 개발 제한으로 슬로시티 관광객 유치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020년 사격훈련 과정에서 발생한 유탄으로 인근 골프장 캐디가 머리를 다친 이후에는 안전 문제까지 겹쳐 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수시는 명승인 향일암 거북머리에 주둔하고 있는 31사단 예하 해안경계부대 이전을 위해 전남도의회에서 이전 촉구 건의안을 통과시키고 기획재정부에 공문을 발송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1998년 북한 반잠수정 침투를 계기로 최적의 장소로 확인된데다 마땅한 대체지를 찾지 못했다며 31사단이 꿈쩍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금성산 정상의 공군부대도 나주시와 주민들에겐 골칫거리다. 오랜 이전 요구에도 무시하던 부대가 최근에는 신규 무기 체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반발이 더 커지고 있다.

대다수 군부대는 수십 년 전에 자리를 잡아 마찰이 없었지만 도시가 팽창하면서 개발이나 주민들의 생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광주만 하더라도 무등산 방공포대와 마륵동 탄약고 이전이 현안인데 도시 확장에 따라 당장 주민 생활에 위협이 되는 탄약고는 이전을 결정하고 2년 만에 작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주민들의 민원이 있다고 군부대를 무작정 이전할 수는 없지만 국방부는 변화된 상황을 반영해 최적의 장소는 아니지만 차선의 장소를 찾아 이전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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