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도 실력 - 김여울 체육부 차장
2025년 03월 28일(금) 00:00 가가
기다림의 시간이 끝났다. 2025 프로야구가 지난 22일 개막했다. 144경기 대장정이 시작된 이날 광주 챔피언스필드를 비롯한 전국 5개 구장에는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지난해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첫 1000만 관중 돌파를 이뤘던 뜨거운 열기는 새 시즌에도 이어졌다. 23일에도 프로야구 모든 경기의 티켓이 다 팔려나가면서 KBO리그 역사상 첫 개막 시리즈 전 경기 매진이 기록됐다. 이틀 동안 야구장을 찾은 이들은 21만 9900명에 달했다.
뜨거운 열기 속에 시즌 막이 올랐지만 ‘디펜딩 챔피언’ KIA는 개막과 함께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슈퍼스타’로 떠오른 김도영이 개막전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개막 세 번째 경기에선 ‘내야의 사령관’ 박찬호가 무릎 부상으로 이탈했다. 두 선수 모두 의욕이 넘쳐 입은 부상이다. 한 베이스라도 더 가고 싶은 마음에 김도영은 2루까지 움직여보다가, 박찬호는 도루를 시도하다가 부상을 당했다. 승리를 위한 노력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팀에 마이너스가 되고 말았다.
지난 시즌 KIA는 전례가 없는 선발진의 줄부상으로 고전했다. 그래서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가장 공을 들였던 부분도 ‘부상’이다. 계획대로 큰 부상 없이 시즌 준비는 잘 이뤄졌다. 하지만 정작 본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아쉬운 부상이 이어졌다. 김도영과 박찬호는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공수의 핵심이 동시에 빠지면서 KIA는 겨우내 준비했던 구상을 전면 수정하게 됐다.
선수는 그라운드에 있을 때 가치가 있다. 아무리 실력이 있는 선수라도 그라운드에 없다면 의미가 없다. 팀 스포츠인만큼 개인의 부상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팀 전체 분위기와 전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빛나는 순간을 위해 추운 겨울 많은 선수가 구슬땀을 흘렸다. 치열한 경쟁의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 휴식을 반납하고 훈련을 하고, 자비를 들여 미국으로 야구 공부를 다녀온 이도 있다. 준비했던 것들을 보여주기 위해, 또 봄을 기다렸던 팬들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부상도 실력’이라는 마음가짐이다.
/wool@kwangju.co.kr
빛나는 순간을 위해 추운 겨울 많은 선수가 구슬땀을 흘렸다. 치열한 경쟁의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 휴식을 반납하고 훈련을 하고, 자비를 들여 미국으로 야구 공부를 다녀온 이도 있다. 준비했던 것들을 보여주기 위해, 또 봄을 기다렸던 팬들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부상도 실력’이라는 마음가짐이다.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