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1주기] 한미 FTA 주역…‘섬유한국 신화’ 쓴 재계의 큰 별
2025년 03월 27일(목) 19:22 가가
‘섬유의 반도체’ 스판덱스·‘꿈의 소재’ 탄소섬유 한국 최초 개발
전북 전주에 탄소섬유 생산공장 설립…호남에 각별한 애정보여
원천기술 중심의 ‘경영철학’ 강조…‘기술한국’ 위상 높인 경영인
내일 추모식…31일 추모식장 개방
전북 전주에 탄소섬유 생산공장 설립…호남에 각별한 애정보여
원천기술 중심의 ‘경영철학’ 강조…‘기술한국’ 위상 높인 경영인
내일 추모식…31일 추모식장 개방
지난해 3월 29일 별세한 조석래 명예회장은 35년간 효성그룹을 이끌며 한국 대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효성그룹 2대 회장인 조 명예회장은 1982년부터 2017년까지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섬유·첨단소재·중공업·화학·무역·금융정보화기기 등 효성의 모든 사업 부문에 기여하고 효성을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기술에 대한 집념…스판덱스 등 독자기술 개발 호평=경남 함안 출신인 조 명예회장은 일본 와세다 대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 일리노이대 화학공학과 석사를 마치고 대학교수를 준비하다 고(故) 조홍제 회장의 부름을 받고, 1966년 효성의 모태인 동양나이론 울산공장 건설에 참여하며 경영자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기술 중시 경영을 펼치며 ‘경제발전과 기업의 미래는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개발력에 있다’는 경영 철학을 강조했다. 이는 현재 효성그룹의 핵심 DNA로, 효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게 한 발전의 토대가 됐다.
조 명예회장은 1971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하며, 경영철학인 원천기술 확보에 집중했다. 신소재·신합섬·석유화학·중전기 등 산업 각 방면에서 신기술 개발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했고, 이는 향후 효성그룹이 독자기술 기반으로 글로벌 소재 시장을 이끄는 기업으로 자리 잡는 기반이 된다.
‘섬유의 반도체’라고 불리는 스판덱스는 조 명예회장이 축적 기술도 없던 상태에서 ‘독자 개발’을 결정하고 연구개발을 지시한 일화로도 유명하다. 효성은 1990년대 초 미국·일본 등 일부 선진국에서만 보유하고 있던 스판덱스 제조 기술 개발에 성공했으며, 타이어코드와 함께 오늘날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효성그룹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조 명예회장의 호남에 대한 애정도 각별했다. 그는 2013년 전주에 세계적 수준의 탄소섬유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등 호남 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당시 경남 창원의 공업단지 내에 효성의 가용 부지가 있었음에도 전주에 탄소섬유 공장을 건립한 것은 조 명예회장의 호남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미래를 보는 혜안…세계 시장 진출 이끌다=조 명예회장은 1990년대부터 중국의 성장세를 눈여겨 보고 ‘글로벌 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해야만 성장을 이끌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전력기기 등 주력사업을 중심으로 1990년대 후반부터 중국을 시작으로 베트남과 인도, 터키, 브라질 등 현지에 생산 공장을 만들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효성은 이를 기반으로 2000년 이후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2010년 이후 스판덱스 섬유 부문에서 최상의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하고, 세계 1위라는 위상을 지속한다.
조 명예회장의 이 같은 한발 앞선 글로벌 시장 진출과 원천 기술 확보 의지는 아들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에게 계승됐다.
조현준 회장은 친환경 수소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수소 사업 확보를 위해 투자하는 등 미래 에너지 산업 선점에 힘쓰고 있다.
조현상 부회장은 부친인 조석래 회장의 뜻에 따라 선진 기업활동과 함께 ‘민간 외교관’ 역할 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의장을 맡았고, 지난달에는 대한상공회의소 경제 사절단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등 민간 외교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특히 2023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경제포럼인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글로벌 리더들과 소통하고, 세계적 수준의 기업 역량을 전 세계에 알렸다. 2007년 다보스포럼에서 ‘차세대 글로벌 리더(YGL)’로 선정되기도 했던 조 부회장은 2010년 주요 20개국(G20)의 ‘영 글로벌 리더’ 조직인 ‘YGL G20 이니셔티브’에 유일한 한국인 멤버로 이름을 올리는 등 다보스포럼과의 각별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민간 경제 외교관’…한미FTA 체결 등 기여=‘한국 재계의 큰 별’인 조 명예회장은 국가 경제 위기 때마다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한국 경제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시킨 주역이기도 하다.
특히 한미 FTA 필요성을 최초로 제기하며 민간 외교 부문에서 한미FTA 체결에 큰 공헌을 했다. 한미 FTA 체결 당시 미국 비자 면제 프로그램 가입에 기여했고, 대일 무역 역조(수입액이 수출액보다 많은 상태) 해소, 한일 대중소기업의 상생 협력, 한일 경제 공동체 추진 등 한국 경제인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위해 앞장서기도 했다.
조 명예회장은 31·32대(2007~2010)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역임하며 300만 일자리 창출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 일자리 창출, 국제 교류 활성화, 여성 일자리 창출, 일·가정 양성 확립 등에도 기여했다.
한편 조 명예회장 1주기 추모식은 오는 29일 오전 10시 서울시 공덕동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다. 추모식장은 오는 31일 개방되며 개별 헌화도 가능하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효성그룹 2대 회장인 조 명예회장은 1982년부터 2017년까지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섬유·첨단소재·중공업·화학·무역·금융정보화기기 등 효성의 모든 사업 부문에 기여하고 효성을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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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래(맨 왼쪽) 명예회장이 1988년 8월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만나 경제 협력 등을 논의하고 있다. |
조 명예회장의 호남에 대한 애정도 각별했다. 그는 2013년 전주에 세계적 수준의 탄소섬유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등 호남 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당시 경남 창원의 공업단지 내에 효성의 가용 부지가 있었음에도 전주에 탄소섬유 공장을 건립한 것은 조 명예회장의 호남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미래를 보는 혜안…세계 시장 진출 이끌다=조 명예회장은 1990년대부터 중국의 성장세를 눈여겨 보고 ‘글로벌 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해야만 성장을 이끌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전력기기 등 주력사업을 중심으로 1990년대 후반부터 중국을 시작으로 베트남과 인도, 터키, 브라질 등 현지에 생산 공장을 만들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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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래(앞줄 가운데) 명예회장이 2004년 5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정몽구 현대차 회장 등과 재계 대표로 청와대를 방문하고 있다. |
조 명예회장의 이 같은 한발 앞선 글로벌 시장 진출과 원천 기술 확보 의지는 아들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에게 계승됐다.
조현준 회장은 친환경 수소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수소 사업 확보를 위해 투자하는 등 미래 에너지 산업 선점에 힘쓰고 있다.
조현상 부회장은 부친인 조석래 회장의 뜻에 따라 선진 기업활동과 함께 ‘민간 외교관’ 역할 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의장을 맡았고, 지난달에는 대한상공회의소 경제 사절단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등 민간 외교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특히 2023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경제포럼인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글로벌 리더들과 소통하고, 세계적 수준의 기업 역량을 전 세계에 알렸다. 2007년 다보스포럼에서 ‘차세대 글로벌 리더(YGL)’로 선정되기도 했던 조 부회장은 2010년 주요 20개국(G20)의 ‘영 글로벌 리더’ 조직인 ‘YGL G20 이니셔티브’에 유일한 한국인 멤버로 이름을 올리는 등 다보스포럼과의 각별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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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래(앞줄 오른쪽) 명예회장이 1999년 6월 스판덱스 공장 준공식에서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
특히 한미 FTA 필요성을 최초로 제기하며 민간 외교 부문에서 한미FTA 체결에 큰 공헌을 했다. 한미 FTA 체결 당시 미국 비자 면제 프로그램 가입에 기여했고, 대일 무역 역조(수입액이 수출액보다 많은 상태) 해소, 한일 대중소기업의 상생 협력, 한일 경제 공동체 추진 등 한국 경제인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위해 앞장서기도 했다.
조 명예회장은 31·32대(2007~2010)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역임하며 300만 일자리 창출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 일자리 창출, 국제 교류 활성화, 여성 일자리 창출, 일·가정 양성 확립 등에도 기여했다.
한편 조 명예회장 1주기 추모식은 오는 29일 오전 10시 서울시 공덕동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다. 추모식장은 오는 31일 개방되며 개별 헌화도 가능하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