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 김대성 전남서부·중부·전북 취재부장
2025년 03월 18일(화) 21:30
목련은 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꽃나무다. ‘나무에서 피는 연꽃’이라는 이름처럼 보기 좋게 큼직한 꽃을 피우는 수종으로 개화 기간이 사나흘 정도로 매우 짧아 많은 이들에게 아쉬움을 주지만 이 때문에 더욱 사랑을 받지 않나 싶다. 꽃잎을 오므리고 있을 때가 목련이 아름다움을 발하는 절정의 순간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전 서적인 ‘양화소록’에 따르면 목련의 꽃은 9개의 등급으로 나누는 화목구등품제(花木九等品第)에서 7번째 등급으로 평가될 정도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목란’(木蘭)으로도 불리는 목련은 물기가 있는 땅을 좋아하고 충분한 햇볕을 받아야 꽃이 잘 핀다. 꽃눈이 붓을 닮아 ‘목필’(木筆)이라고 하며 꽃봉오리가 피려고 할 때 북쪽을 향한다고 해서 ‘북향화’라고도 한다.

목련은 순백의 하얀색처럼 꽃말도 우아함 자체다. ‘가장 우아한 사랑, 숭고한 정신, 고귀함, 우애’ 등과 같이 우아함과 숭고함이 넘쳐나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훈장 중 동백장보다 아래 등급인 목련장이 있는데 국민훈장의 상징물 중 하나로 이용될 만큼 애정과 관심을 받는 식물이기도 하다.

쓰임새 또한 부위별로 다양하다. 목련의 꽃봉오리는 약간 매운맛이 나는데 한방에서는 ‘신이화’(辛夷花)라고 해 약용으로 사용됐다. 차로 마시면 코가 막히고 콧물이 흐르는 것을 낫게 한다. 얼굴의 부기를 내리게 하고 치통을 멎게 하며 눈을 밝게 하는데도 효용이 있다고 전해진다. 목련의 나무껍질에서 나온 수액은 기생충을 없애는 데 사용하며 꽃은 향수의 원료로도 쓰인다.

목련은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 3월 말 4월 초에 꽃이 핀다. 하지만 기후 탓인지 요즘 양지바른 곳에선 3월 중·하순에도 목련의 하얀 꽃을 볼 수 있다. 혼돈의 정국에 무슨 ‘꽃 타령’이냐며 나무랄 사람도 있겠지만 그래도 시절은 가고 부지불식간 목련은 꽃봉오리를 맺고 개화라는 찬란한 순간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희고 정갈한 목련의 고운 자태 보기를 소망하고 설레하는 이가 나만은 아닐 것이다.

/김대성 전남서부·중부·전북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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