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 - 박진표 경제부장
2025년 03월 13일(목) 00:00
관세전쟁은 19세기 들어 본격 등장한다. 당시엔 다른 국가의 물품에 높은 관세를 매겨야만 국내 산업이 부흥하고 국가도 부강해진다고 믿었다. 자국 농업 보호를 위해 곡물에 높은 관세를 물린 영국 곡물법이 대표적이다.

19세기 초 미국과 영국은 서로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관세전쟁을 벌였는데 결국 실제 전쟁으로 확전됐다. 1850~60년대 두 차례 영국총리를 지낸 파머스턴 경은 “우리(영국)에겐 영원한 동맹도, 영구한 적도 없다. 영원한 것은 우리의 이익뿐”이라고 연설하기도 했다.

전 세계를 뒤흔든 관세전쟁의 역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국가는 바로 미국이다. 1812년 영국과 관세 부과를 놓고 실제 전쟁까지 벌였던 미국은 1930년 대공황을 극복한다며 평균 59%의 관세를 부과하는 ‘스무트-홀리 법’을 통과시켰고 이는 전 세계 무역 전쟁으로 번졌다.

다행히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많은 국가들이 경제 재건 동맹을 맺고 관세를 낮추는 등 자유무역 촉진에 힘을 모은다. 대표 사례가 1947년 각국의 무역장벽을 낮추기 위해 설립된 GATT(국제무역협정)다. GATT는 이후 WTO(세계무역기구·1995년)로 발전해 무역 자유화에 크게 기여한다.

하지만 자유무역이 세계적 대세로 굳어지던 시점에 또 다시 미국이 관세전쟁을 들고 나와 세계 경제를 뒤흔든다. 미국은 트럼프 1기 때인 2018년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트집 잡아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고 그 여파로 힘 약한 국가는 물론 글로벌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2025년 트럼프가 다시 등장했고, 12일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전쟁(철강 등 25% 부과)의 방아쇠를 당겼다.

이번에는 아군과 적군의 구분조차 없다. 무조건 미국의 이익만을 최우선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제는 트럼프가 ‘관세’라는 말만 꺼내도 세계 증시가 폭락하는 등 글로벌 경제가 엉망진창이 되고 있다. 때마침 광주 대표기업인 기아차, 삼성전자, 금호타이어가 트럼프발 관세 위기를 기회로 삼고 체질 개선 등을 통해 올 한해 역대급 매출 도전에 나선다 하니 그나마 걱정이 덜하다.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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