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위기에 인력시장까지 얼어붙어
2025년 03월 07일(금) 00:00
경기침체의 여파가 산업단지로 확산되고 있다. 발주량과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문을 닫거나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의 공장들이 넘쳐나고 있다. 공장 매물이 쏟아지고 있지만 매수세는 아예 없을 정도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하남·진곡·첨단·평동 등 광주지역 7개 산업단지의 누적 생산액은 3분기 기준 지난해 28조 2153억원으로 2년 전에 비해 5.2% 줄었다. 수출액 감소는 더 심해 지난해 누적 수출액은 53억 3950만 달러로 2년 만에 -22.6%를 기록했다. 해마다 일감이 줄기 때문인데 가파른 수출액 감소로 볼때 글로벌 관세전쟁이 본격화 되면 지역 산업단지의 침체는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연 매출이 40억원 정도인데 이런 추세라면 올해는 10억원도 힘들 것”이라는 하남산단 내 한 자동차 부품업체 대표의 하소연이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역 산단 입주업체 대다수가 삼성전자와 위니아, 기아차 등 가전과 자동차 대기업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데 미국의 고율 관세가 현실화되면 생존 자체가 힘들 것이 자명하다.

지역 산단마다 공장과 창고 매물이 벌써 지난해보다 3배 가량 늘었고 매매 가격도 10% 넘게 떨어졌지만 사겠다는 사람은 아예 없다.

산단의 위기가 고용시장으로까지 확산되는 것이 더 문제다. 2년 만에 하남산단의 직접 고용 인원은 3.1%, 첨단산단은 8.7% 줄었다. 신안동 인력사무소에 가보니 새벽부터 2시간을 기다린 일용직 근로자 50명 가운데 20명만 일감을 받아갔다.

불황을 당장 극복할 묘안은 없다. 하지만 정부나 자치단체가 공공 물량이라도 풀어달라는 중소기업 사장들의 하소연에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공사나 자금을 풀어 시드머니 역할을 해줘야 요즘처럼 힘들 때 그나마 버틸 수 있다는 목소리가 이곳 저곳에서 들린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