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욱 가옥 - 김대성 제2사회부장
2025년 03월 04일(화) 22:30 가가
일본이 진주만을 기습 공격해 전 세계가 전쟁의 늪에 빠져든 1941년 겨울, 연희전문 졸업을 앞둔 윤동주는 지금까지 쓴 시 노트를 꺼내 졸업 기념 시집에 넣을 시들을 정리했다. 그중 열여덟 편의 시를 고르고 서시를 붙여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제목으로 3부를 엮어 한 부는 자신이 갖고 한 부는 이양하 지도교수에게 전달했다. 나머지 한 부는 연희전문 2년 후배로 나이는 다섯 살 어리지만 하숙하면서 각별하게 지낸 정병욱에게 줬다.
학도병으로 징집된 정병욱은 윤동주에게 받은 시집을 광양의 어머니께 맡기며 잘 보관할 것을 당부했다. 세월이 흘러 윤동주와 이양하 교수가 가지고 있던 원고는 행방을 잃었지만 정병욱 가옥 마룻바닥 아래 보존된 원고는 1948년 1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로 출간돼 윤동주를 시인으로 부활시켰다.
광양 망덕포구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등록문화재 제341호)’에는 명주보자기에 곱게 싼 유고(遺稿)를 항아리에 담아 마룻바닥 아래 간직한 당시 상황이 재현돼 있다. 정병욱 가옥에서 500여m 떨어진 ‘윤동주 시 정원’에는 ‘서시’를 비롯해 ‘별 헤는 밤’, ‘자화상’ 등 시대의 어둠을 비추는 등불 같은 시들이 아로새겨져 있다.
윤동주는 1943년 7월 ‘재교토 조선인 학생 민족주의 그룹사건’ 혐의로 검거됐다. 1944년 3월 31일 조선의 독립과 민족문화 수호를 선동했다는 죄목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후쿠오카 형무소에 수감됐다가 이듬해인 1945년 2월 16일 순국했다.
광양시가 순국 80주기에 맞춰 윤동주의 생애와 문학적 유산을 기리는 ‘윤동주 테마 관광상품’ 인센티브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광양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 윤동주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지역을 연결하는 관광상품을 만들어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원 대상은 윤동주의 삶과 연관된 국내·외 관광지를 연계한 여행상품을 운영하는 여행업체와 1인 이상 개별 관광객이다. 봄의 길목이자 부활의 공간인 광양 망덕포구 정병욱 가옥을 찾아 윤동주의 시 정신과 정병욱의 신실한 우정을 되새겨 보길 바란다.
/김대성 제2사회부장 bigkim@
광양시가 순국 80주기에 맞춰 윤동주의 생애와 문학적 유산을 기리는 ‘윤동주 테마 관광상품’ 인센티브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광양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 윤동주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지역을 연결하는 관광상품을 만들어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원 대상은 윤동주의 삶과 연관된 국내·외 관광지를 연계한 여행상품을 운영하는 여행업체와 1인 이상 개별 관광객이다. 봄의 길목이자 부활의 공간인 광양 망덕포구 정병욱 가옥을 찾아 윤동주의 시 정신과 정병욱의 신실한 우정을 되새겨 보길 바란다.
/김대성 제2사회부장 big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