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회 광주일보 3·1절 전국마라톤대회]함께 땀 흘리고 용기 주며 완주…기록보다 값진 의미
2025년 03월 03일(월) 19:05
15년 만에 다시 뛴 이선규 씨 세 부자
두 아들 군복무 중 휴가 맞춰 아버지가 대회 참가 제안
운동은 늘 가족과 함께…체력부터 생활습관까지 도움

제60회 광주일보 3·1절 전국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이선규(왼쪽부터), 이우주, 이우진씨가 2일 대회 10km 코스를 완주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8살, 6살이던 아이들이 이제 군인이 돼 휴가를 내고 함께 뛰었어요. 세 부자가 같이 운동할 때면 ‘진짜 보기 좋다’, ‘활기차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들어요.”

어린 두 아들과 3·1절 마라톤에 참여했던 이선규(51)씨는 15년 만에 다시 두 아들과 함께 마라톤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 2일 화순파크골프장 일원에서 열린 제60회 광주일보 3·1절 전국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이씨와 아들 이우진(23), 이우주(21)씨는 이날 10km 레이스에 참가해 함께 완주의 기쁨을 누렸다.

예전 아이들과 함께 달렸던 기억을 떠올린 아버지는 이번 대회 참가를 제안했고, 군 복무 중인 두 아들은 휴가를 맞춰 오랜만에 가족 레이스에 나섰다. 우주씨는 가족 중 가장 빠른 페이스로 45분 14초를 기록하며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고, 우진씨와 아버지는 각각 1시간10분46초, 1시간10분52초를 기록하며 레이스를 마쳤다.

“이번 대회 목표는 완주였어요. 그런데 우주가 제일 빠르니까 먼저 가고, 저는 우진이와 페이스를 맞추면서 뛰었습니다. 결승선에서 다시 모여서는 서로 격려해줬습니다. 두 아들에겐 ‘완주 축하한다’고 가장 먼저 말해줬습니다.”

우진씨는 공군으로 광주공항에서 복무하며 틈틈이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매일 5km씩 뛰며 몸을 만들었고, 이번 대회에서도 평소 운동한 것처럼 달린 덕에 완주할 수 있었다.

현재 진해에서 해군으로 복무중이며 어린 시절부터 운동을 좋아한 우주씨는 “아버지를 따라다니면서 운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라톤을 접했다”며 “이번 대회도 같이 즐기면서 뛰었다”고 말했다.

두 아들에게 아버지는 항상 든든한 지원군이 돼줬다. 도전할 기회를 열어주고, 끝까지 해낼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줬다. 마라톤을 통해서는 삶의 태도와 포기하지 않는 법도 가르쳤다.

“운동은 늘 가족과 함께하는 활동이었어요. 초등학생 때는 무등산을 자주 올랐고, 중·고등학생이 되면서는 한라산 정상에도 올랐어요. 겨울이면 빙벽등반을 하기도 하고요. 마라톤을 하면서 아들들은 끈기와 인내를 배우게 됐죠. 운동이 단순한 신체 단련이 아니라, 생활 습관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거죠. 약속을 잘 지키게 되고, 책임감도 생겨요. 대회 장소에 늦지 않으려면 미리 준비해야 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니까요.”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아버지께서는 언제나 ‘한번 해봐라’ 하고 믿어주셨어요. 덕분에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스스로 선택하는 힘을 길렀어요. 마라톤을 뛰면서도 아버지가 중간중간 ‘할 수 있다’고 격려해 주셨는데, 그런 말이 큰 힘이 됐어요.”

이번 대회에서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소중한 가족과 함께했다는 사실이었다. 함께 땀을 흘리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며 완주한 경험은 기록보다 더 값진 의미를 남겼다.

이씨 가족의 마라톤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운동을 통해 건강을 다지고 함께하는 시간의 가치를 높이는 것, 그것이 이들이 달리는 이유다.

/글·사진=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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